24.11.26 08:25최종 업데이트 24.11.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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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자 한겨레 5면 기사.한겨레 PDF

1) 문화계 기관장에도 '김건희 인맥', 한겨레 연속보도

한겨레가 자체 입수한 대통령 부인 김건희의 '20대 대통령 취임식 초청장 명단'을 근거로 '김건희 인맥'의 공직 진출 현황을 연속보도하고 있다. 26일자 신문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장 4명을 다뤘다.


신문은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과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장, 김일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 김옥랑 서울예술단 이사장을 거론했다.

전시기획업체 GNC 미디어 부사장 출신 정용석은 작년 10월 무관중으로 기획된 KTV 국악 공연을 김건희가 홀로 관람했을 때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다. 공연 한 달 전 현장을 답사하고 김건희의 식사와 동선 등을 챙겼다고 한다. 정용석은 전시업계에 있을 때 김건희와의 인연은 인정했으나 박물관문화재단 사장 임명은 "유인촌 장관이 전문가라고 생각해 제안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동숭아트센터를 설립한 김옥랑은 경기여중·고,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졸업 이력이 허위로 드러났고, 성균관대 석사와 박사 학위가 모두 취소됐다.

2009년 8월 서울지법은 김옥랑이 성균관대를 상대로 낸 학위수여취소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김건희 역시 숙명여대 석사 학위와 국민대 박사 학위가 모두 표절 논란이 휩싸인 만큼 김옥랑의 발탁을 가볍게 볼 수 없다.

김옥랑은 "수년 전 한 서울대 교수가 사무실(동숭아트홀)로 김 여사를 데리고와 한 번 만난 게 전부"라며 김 여사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밝혔다.

단국대 영미인문학과 교수 출신의 김성헌은 행사 진행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임의로 박물관 직원들을 뽑아 합창단을 꾸리고, 지인이 운영하는 커피업체 상품을 기념품 가게에서 팔도록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문체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는 한겨레에 "여사님 명의로 (취임식에) 초청받은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뽀롱뽀롱 뽀로로' 공동 저작권자 김일호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업무 유관성이 별로 없는 인물이다. 그는 "김 여사와 20년 정도 알고 지냈다"며 "문체부 제안을 수 차례 고사하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맡았다. 월급을 받거나 이권이 있는 자리도 아니다"라고 했다.

취임식 초청 명단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혁신경영본부장으로 일하다 문체부 1차관에 발탁된 전병극도 포함돼 있다. 문체부 1차관 산하에 공공기관 운영을 관리하는 기획조정실이 있는데, 그는 한겨레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신문은 "전시기획업체 코바나컨텐츠를 운영(2009년 9월~2022년 5월)해 온 김 여사가 문화·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알음알음 퍼진 지 오래"라며 "김 여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한 개인 인맥들이 문화 분야 기관장 자리를 여럿 꿰찬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라고 썼다.

2) 백종원이 살려놓은 예산 시장 덮친 젠트리피케이션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전통시장 상권을 활성화시키려고 손 댄 '예산상설시장 리모델링' 사업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 리모델링 이후 예산군의 방문객 수와 시장의 신용카드 거래액수가 크게 늘었고, 상주 인구도 하락세를 멈췄다.

문제는 월 10만 원이었던 상가 임대료가 160만 원, 200만 원으로 천정부지 뛰고 있다고 한다.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 임대료가 상승하고 원주민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조짐이 불고있는 것이다.

백종원이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같은 상황을 전하며 "그냥 빈말이 아니라 시장 놔두고 통째로 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논란이 커졌다.

경향신문 탐방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가게를 열 때 4평 기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가 30만원이던 것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200만원까지 오르고, 리모델링 전에 평당 100만 원이면 살 수 있던 가게 매매가가 1000만 원까지 뛰었다고 한다.

1년 6개월 사이 20여개에 불과했던 가게 수가 93개까지 늘어났고, 새로 입주한 가게는 높은 임대료를 내고 들어왔는데 개인들이 운영하는 상설시장이라 뾰족한 해법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3) 도파민 자극하는 사회, 피크민에 빠지는 MZ

한겨레가 모바일로 식물 캐릭터를 키우는 피크민 블루(피크민) 게임 열풍을 소개했다.

2021년 닌텐도가 출시한 피크민은 9월부터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11월 들어 이용자 수가 40만 명을 넘어섰다.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피크민의 월간 활성이용자(MAU) 수가 한달간 970% 증가했다.

일종의 '걷기 게임'인 피크민은 하루 동안 걸은 경로에 모종을 심고, 모종에서 식물 캐릭터 '피크민'을 키우는 게임이다.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다양한 모종에서 새로운 피크민을 얻을 수 있고, 걷는 동안 게임 화면을 보지 않아도 알아서 꽃이 피어난다.

또 다른 걷기형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와 비교하면, 포켓몬고는 이용자들의 경쟁을 기반으로 하고, 노력해도 포켓몬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피크민은 그저 걷기만 해도 꽃을 피울 수 있어서 경쟁에서 오는 피로감, 실패에서 오는 허무함 등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은 불안과 자극에서 해방된 '보통의 하루'를 지향하는 최근 청년 세대의 감정이 피크민 열풍에 배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코리아 2025' 공저자인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한 '보여주기식 행복', '과시하는 행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 젊은 세대는 도파민 디톡스와 맞물려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추구하고 있다"며 "꼭 행복하지 않아도 무탈하고 무해한 하루를 살고 싶어 하는 세대 특성과 게임이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4) 국민연금 수급자 700만 돌파, 30년 후 기금 소진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 수급자가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고 25일 발표했다. 2016년 400만 명, 2020년 500만 명, 2022년 600만 명 돌파를 각각 기록한 뒤 다시 2년 만에 100만 명이 늘어났다.

1988년 4월 2일 근로자로 가입한 700만번째 수급자는 24년 10개월 동안 4395만 원을 납부했고, 이달부터 월 90여 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복지부의 국민연금 재정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2040년 1345만명, 2050년 1645만명, 2060년 1718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한다. 반면, 가입자는 2040년 1827만명, 2050년 1520만명, 2060년 1223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2041년이면 가입자 수가 수급자 수 보다 500만 명이나 많은데도 국민연금 기금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6년이면 기금이 없어진다. 최악의 경우 1991년생부터는 보험금을 내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21대 국회 종료를 앞둔 5월 25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소득대체율을 여당이 주장하는 44%로 조정하는 개혁안이라도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여당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거절했다.

정부가 9월 4일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단계적으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2%로 올리는 정부안을 내놓았지만, 22대 국회는 논의기구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상태다.

5) 담뱃세 안 붙는 '합성 니코틴 담배' 정식 출시

글로벌 담배 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그룹이 액상 전자담배 '노마드'를 25일 국내에 출시했다.

노마드는 기존의 '천연 니코틴' 제품과 달리 '합성 니코틴'을 썼다. 그런데 합성 니코틴 담배는 현행법상 '연초(煙草)' 의 잎을 원료로 만든 담배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천연 니코틴' 담배에는 1㎖당 약 1800원의 담뱃세가 붙지만, '합성 니코틴' 담배에는 한 푼도 안 붙는다.

합성 니코틴 역시 인체에 해롭기는 마찬가지인데,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법의 허점을 이용해 출시된 '신종 담배'인 셈이다. 합성 니코틴 담배는 국내에 수년 째 유통중이지만, BAT 같은 대형업체 제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합성 니코틴 담배도 법적인 담배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6) 뉴진스 하니의 국회 출석이 남긴 것

지난달 15일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것이 대중들 사이에 큰 화제를 일으켰다.

국회 과방위원장이 포토라인 맨 앞줄에 서서 휴대전화로 인증샷을 찍고, 자신의 노트북에 뉴진스의 캐릭터를 붙여 '팬심'을 드러낸 의원이 있었다.

하니는 그 자리에서 다른 레이블의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말을 들은 것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다. 지난 18일 고용노동부는 하니의 지위에 대해 소속사와 계약 관계에 있는 문화예술인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직장 괴롭힘 여부가 떠들썩한 논란거리가 된 것과 달리 그 이후에는 더이상 하니의 지위는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

동아일보 박선희 기자가 일주일이 지난 후 기자 칼럼에서 그 문제를 짚었다.

하니의 국감 출석은 하이브의 소속 레이블 어도어 대표였던 민희진과 하이브의 갈등 와중에서 터져나왔다. 하이브가 민희진을 어도어 대표에서 해임하자 뉴진스는 민희진 편에 섰고, 하니는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내에서 벌어진 '따돌림' 의혹을 제기했다.

뉴진스는 민희진과 관계가 멀어진 어도어에 '전속계약위반 사항이 시정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 증명을 보냈고, 위약금이 6000억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는 문제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선희는 "계약 해지와 소송이 얽힌 첨예한 법정 이슈를 국감 의제로 올린 것 자체가 아이돌의 화제성에 기대 국민의 시선 끌기에 급급한 국회의원들의 무리수는 아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위증교사 1심 '무죄' … 고비 넘긴 이재명
▲ 국민일보 = "통상적인 증언 요청" 李 위증교사 1심 무죄
▲ 동아일보 = 이재명,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 서울신문 = 이번엔 무죄, 한숨 돌린 이재명
▲ 세계일보 = 李 '위증교사' 1심 무죄… "고의 없었다"
▲ 조선일보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 위증 증인은 유죄
▲ 중앙일보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
▲ 한겨레 = 위기의 이재명, 한숨 돌렸다
▲ 한국일보 = 이재명 '정치 명운' 최대 위기, 일단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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