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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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 대통령 기자회견'의 MVP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4번째 기자회견을 7일 했다.
123분에 이르는 기자회견 시간은 8월 기자회견의 124분과 엇비슷했지만, 그때는 모두발언 41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채널A는 대통령의 답변에 97분 45초, 기자 26명의 질문에 15분이 소요됐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은 이날 사과하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초 예고했던 '무제한 기자회견'은 아니었다. 기자회견 2시간이 넘어가는 시점에 정혜전 대변인이 "다음 질문 받겠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갑자기 "하나 정도만 하자"고 했다. 정혜전이 의아한 듯 "네?"라고 되묻자 윤 대통령은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 이제"라고 기자회견을 끝내라고 반말로 독촉했다.
이 때문에 뒷순서를 기다리던 기자들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상파 중 유일하게 MBC 기자가, 종편·보도채널 중에서는 JTBC 기자가 질문하지 못했다. 특히 MBC의 경우 취임 후 한번도 질문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앞순서에 질문 기회를 얻은 기자들은 뒤의 기자들을 배려해서인지 질문이 비교적 짧았다.
반면, 윤 대통령의 답변은 장황했지만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지난주 윤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한 "김영선 (공천) 해주라 했다"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도 대통령은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가지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본인이 한 것에 대한 해명은 되지 못했다.
대통령의 답변이 핵심을 비켜가자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는 "TV를 통해 지켜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서 우리에게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며 보충설명을 요구했다.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게 많은데 기자회견하는 마당에 팩트 가지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기자가 그렇게(어리둥절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라고 답했다.
박순봉 경향신문 기자가 "일단 사과를 했는데 대통령이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재차 묻자 그는 "어찌 됐든 사과드리는 건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제한 기자회견'을 기대했던 출입기자 대다수는 이런 질문을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2) 김건희, 해외순방 중단... 통할까?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은 위헌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부인 김건희의 활동에 대해 "대외 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김건희가 11월 중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용산발' 기사들이 쏟아졌다. 김건희의 대외 노출을 줄이면서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대통령 기자회견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좀 더 많은 듯하다"고 하면서도 "대통령의 목소리가 달라질 정도로 끝까지 모든 질문에 답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좋은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도 양상훈은 "김 여사가 대외 활동만 중단할 것이 아니라 '대내 활동'도 중단해야 한다. 지치고 피로한 윤 대통령에게 휴식과 위로를 주는 일 외에 어떤 인사나 정책에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상훈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환기시켜 드린다.
대통령은 분명히 말했다.
"대통령 부인이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좀 욕 안 먹고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다시 좀 정리해야 될 것 같다."
대통령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3) "명태균 휴대전화 폐기했다"는 명씨 처남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놓고 여러가지 의혹에 휩싸여있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이 8일 오전 창원지검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창원지검은 9월 30일 명태균을 처음 압수수색했는데, 그로부터 6일 전에 명씨가 손위처남 A에게 휴대전화를 넘기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 휴대전화를 찾진 못했다.
그런데 A는 지난 5일 중앙일보에 "명씨의 휴대전화를 내가 폐기했다. (명씨가 휴대전화 폐기 처분을) 해달라고 해서, 전화기를 받아 처분해준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명씨가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썼다.
명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황앤씨의 김소연 변호사는 이를 부인했다.
김소연은 "9월 언론에서 (김건희 여사와) 텔레그램 등 보도가 연일 나오니 텔레그램 등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업체에 옛날 폰의 포렌식을 맡겼다.이후 2차 인증 등 문제로 옮기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 (휴대전화 속 증거를) 다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옛날 휴대폰에서 복구해 옮긴 내용은 검찰도 가져갔다"고 했다.
그러나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는 있지만, 녹음은 없다"고 했고, 김소연도 '윤 대통령 부부 녹음 파일'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관위 수사 의뢰를 받고도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명태균 수사의 속도를 내지 못한 창원지검이 이래저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4) 노동절, 어버이날, 임시정부 수립일도 공휴일 지정?
내수 진작 차원에서 공휴일을 늘리는 논의가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정 공휴일은 부처님오신날, 성탄절, 개천절 등을 포함해 총 15개다. 그런데 2008년 이후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제헌절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하는 법안은 여야 의원 양쪽에서 발의돼 있다(민주당 임오경·윤호중, 국민의힘 나경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근로자의 날(노동절)과 어버이날을,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은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1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민주당 위성락 의원은 특정일로 지정된 공휴일을 '○월 ○번째 수요일' 등 특정 요일로 고정하는 법안을 냈다. 예를 들어 어린이날(5월 5일)을 5월 첫 번째 월요일로, 현충일(6월 6일)을 6월 첫번째 월요일로, 한글날(10월 9일)을 10월 두 번째 월요일로 지정하는 식이다.
공휴일을 특정날짜가 아니라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지정하려는 배경에는 '연휴 효과'가 생겨서 국내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그러나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경우 그 다음 평일을 공휴일로 정하는 대체공휴일 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어서 요일제 공휴일 제도를 도입되더라도 공휴일의 증감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연휴가 늘어나더라도 해외여행객 수가 늘어나지, 국내여행이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5) 여성 첫 백악관 비서실장 된 '막후의 책사'
미국의 43대 대통령으로 8년간 재임한 조지 W. 부시는 칼 로브라는 책사가 있었다. '테러와의 전쟁' 중인 2004년 대선에서 그는 "전쟁 중에는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고, 민주당 대선후보 존 케리의 베트남전 전공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지휘했다. 대선에서 공을 세운 그는 부시 임기 7년 동안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승승장구했다.
도널드 트럼프에게도 '부시의 칼 로브' 같은 인물이 있었다. 트럼프가 백악관 복귀에 성공하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수지 와일스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6일 대선승리 연설을 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그를 여러 차례 호명하며 "뒤에 있는 걸 좋아하지만, 뒤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고 무대에 올렸다.
67세의 와일스는 내놓을 만한 공직 경험은 없지만, 1980년 대선에서 레이건 캠프의 일정담당 요원으로 선거판에 첫 발을 뗐다. 트럼프가 대선에 나올 때마다 부르짖는 "MAGA: Let' s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의 원형이 당시 레이건 캠프에서 만들어졌다.
의원 보좌관 등을 전전하던 그는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캠프의 플로리다주 선거책임자로 활약하며 버락 오바마 시절 민주당에 빼앗겼던 플로리다주를 공화당이 되찾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가 각종 송사에 휘말려서 뉴욕 맨해튼 법정을 오가던 2023년부터는 그의 모든 정치일정을 조율하는 핵심참모로 부상했다.
오랫동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밑에서 일했던 그는 연초에는 '트럼프 대세론'을 퍼뜨려 공화당 경선에서 디샌티스를 물리치는 데 공을 세웠다.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부상한 후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럼프는 주위에 강하고 지적인 여성은 두지 않는다"는 공세를 펴자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강하고 지적인 여성은) 바로 여기 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를 자신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아쉽게도 나오지 못했지만, 여성 최초의 백악관 비서실장이 탄생했다.
6) 좌우파 망라한, 독일 '신호등 연정' 붕괴
미국 트럼프의 당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유럽의 안보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비 지원을 중단하면 유럽도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해야할 지 모른다.
마침 유럽 안보의 중심축인 독일은 연정 붕괴로 정정이 불안해졌다. 독일은 2021년 12월 이후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대표의 사민당(SPD· 빨강)이 녹색당(초록), 자유민주당(FDP·노랑)과 함께 하는 이른바 '신호등 연정'이 나라를 이끌었다.
그런데 숄츠 총리가 6일 갑자기 자민당 대표를 맡고있는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의 해임을 독일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숄츠는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전술을 너무 자주 사용했고,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이기심을 가졌으며, 너무 자주 나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린트너를 비난했다.
린트너가 연정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문건이 숄츠의 분노를 폭발시켰는데, 자당 대표가 해임당한 자민당은 교통장관 등 소속 각료들의 연정 철수를 공언했다.
숄츠는 내년 1월 15일 연방의회에서 자신의 신임투표를 부치겠다고 하는데, 야당이 요구하면 신임투표를 앞당길 수도 있다.
기민당 등 야당은 1월 조기총선을 선호하지만, 사민당은 1월 신임투표 - 부결시 3월 총선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하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승리한 지 몇 시간 만에 유럽 최대 경제국에서 정치적 혼란이 촉발됐다"며 "현재 숄츠 총리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극우와 극좌 세력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고개만 숙였다
▲ 국민일보 = 아내 처신 머리 숙이고 의혹 앞엔 고개 저었다
▲ 동아일보 = '김건희 의혹' 부인한 尹, 특검 거부
▲ 서울신문 = 尹 "아내 처신 신중하지 못해… 제 불찰"
▲ 세계일보 = 尹 "아내 처신은 잘못… 특검은 정치선동"
▲ 조선일보 = "저와 아내 처신 올바르지 못해 사과드린다"
▲ 중앙일보 = 윤 대통령 "어찌됐든" 사과
▲ 한겨레 = "어찌 됐든 사과" 140분 맹탕 회견
▲ 한국일보 = 尹 고개 숙였지만, 의혹엔 고개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