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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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정치의 풍운아, 4년 만에 백악관 복귀
도널드 트럼프가 4년 만에 대통령 자리를 되찾았다.
트럼프는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15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미시간주에서 승리하며 경합주 7곳 중 민주당의 전통적 아성이었던 '블루월' 3곳(미시간주, 위스콘신주, 펜실베이니아주)을 석권했다.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 270명을 전날 넘긴 트럼프는 이로써 292명을 획득했고, 최대 312명까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진행중인 남부 선벨트 2곳(애리조나주, 네바다주)에서도 트럼프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를 4~5% 격차로 앞서고 있다.
지금 추세로 가면 트럼프는 2004년 조지 W. 부시 이래 처음으로 선거인단 수와 일반 유권자 수에서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대통령후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대선에서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를 제외하고는 각 주별 선거인단 수를 독식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전체 투표 수에서 앞서곤 하는 민주당에 불리한 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이길 때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에는 전체 투표에서 밀렸는데, 이번에는 일반 투표에서도 51% 득표율로 해리스(47.5%)를 앞섰다.
트럼프 2기의 국정운영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상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과반수(50석)를 넘는 52석을 확보했다. 미국은 임기 6년의 미국 상원 의원을 2년마다 3분의 1씩 선출하는데, 공화당은 민주당 또는 친민주 성향 무소속 의원이 포진한 네브래스카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 오하이오주에서 3석을 추가했다. 다만, 하원에서는 오전 8시 현재 어느 당도 과반수(218석)에 이르지 못했다(공화당 208석, 민주당 190석).
2) 트럼프만 나오면 빗나가는 미 대선 여론조사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확정까지 나흘이 걸렸다. 이번에는 트럼프가 개표 6~7시간 만에 경합주 2곳(노스캐롤라이나주, 조지아주)를 가져가자마자 미 방송사들이 '트럼프 당선 유력' 자막을 띄웠다.
결과와는 달리 사람들이 접전을 예상한 데에는 여론조사의 영향이 컸다.
여론조사는 업체에서 했지만, 발표는 친민주당 성향의 영어권 주류 언론들이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와의 TV토론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압박했고, 결국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 신문이다.
뉴욕타임스가 시에나대와 함께 실시해 대선 전 마지막으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경합주 7곳 중 해리스가 4곳 우세(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위스콘신), 트럼프가 1곳 우세(애리조나주),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는 동률이라고 점쳤다. 전술한 바와 같이 트럼프는 5곳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설을 썼다가 올해부터 중립을 선언한 워싱턴포스트는 7월 말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들의 평균값을 집계한 분석에서 경합구 7곳 중 해리스가 4곳, 트럼프가 3곳을 각각 앞서는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각종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대선 예상치를 내놨는데, 투표일 당일 선거 전날 두 후보 승리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했다가 당일인 5일 아침에는 해리스의 승률을 56%로 점쳤다(트럼프 43%).
미국의 여론조사 결과는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점쳤고, 2020년에는 바이든의 7.2% 포인트 차이 승리를 예상했지만 트럼프와의 격차는 4.5%포인트였다.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높인다며 여러가지 변수들이 들어간 가중치를 반영한 것이 오히려 민심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자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석자의 편견이 '여론조사 착시'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선거 막판에도 '샤이 트럼프'와 '히든 해리스'를 어느 정도 반영하느냐는 논쟁이 있었다. 선거 결과를 놓고보면, '샤이 트럼프'는 샤이하지 않았고, '히든 해리스'의 실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
3) 재임중 범죄로 기소된 트럼프, 이젠 '셀프사면'도 가능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중의 범죄로 기소된 미국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었다가 이제는 대통령 당선자가 됐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는 '성추문 입막음'을 시도한 혐의로 지난 5월 뉴욕주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기까지 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같은 해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형량 선고가 26일로 연기된 상태다.
그런데 죄값을 치러야 할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재판을 관할하는 뉴욕주 후안 머천 판사의 고심이 깊어졌다.
트럼프 측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유죄 평결에 영향을 준 일부 증거도 '재임 기간 중 공적 행위'에 해당한다며 평결 철회를 요구했는데, 머천 판사는 12일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2020년 대선 과정에서 일어난 '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의사당 습격 선동', '기밀문건 무단 반출'사건 등도 재판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데,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연방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자신에 대한 혐의 일체를 '셀프 사면'할 가능성도 있다.
4) 방위비 분담 협상 뒤엎지 않을까? 우크라이나전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한국에도 경제, 안보 등 전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예고한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는 특히 '돈' 문제에 집착한다. 지난달 15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를 콕 짚어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부르고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9490억 원)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미 양국이 우리가 낼 연간 부담액을 1조 5192억원으로 정하고 4일 오후 협정 서명식까지 마쳤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방위비 분담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하는 등의 분란을 감안해 양국이 서두른 측면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후 이 협정을 인정하지 않고 '재협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북한군 파병과 한국의 무기 지원으로 '남의 일'이 아니게 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도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은 1월 20일인데, 그는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24시간 이내의 종전이 물리적으로 실현되지 않더라도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한 밑그림은 당선자 시절에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떼는 방향으로 결정되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북한군 파병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는 '정부 참관단'도 트럼프 측과 논의해야 할 핵심 의제라고 할 수 있다.
5) '음주운전' 행정관 복귀가 말해주는 것
강기훈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두 달 간의 징계가 끝나자 용산 대통령실에 복귀했다고 한다.
징계사유는 음주운전이었다. 지난 6월 서울 용산구에서 5km 가량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는데,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21%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이에 앞서 인사혁신처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징계가 끝나면 대통령실에 복귀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고 말해 복귀가 예상되기는 했다. 징계가 5일 풀려서 대통령실에 복귀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정리'를 요구한 '김건희 라인' 중 한 명이다. '김건희 라인' 여부를 떠나서 음주운전한 사람을 공직에 복귀시킨 것을 곱게 볼 사람이 없다.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2018년 11월 23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 적이 있다. 비서관이 사표를 제출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바로 수리했고, 이 사실은 당일 오전 고민정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의 브리핑으로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의전비서관은 청와대에 돌아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10시에 열린다.
이 문제를 따지는 기자가 나오더라도 대통령이 "나는 문 대통령만큼 박절(迫切)하지 못하다"는 식의 답은 하지 않길 바란다.
6) 한해 20% 늘어난 마약투약자, 40만 넘었다
독자들 절대다수의 인생은 마약과 엮이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마약투약자는 크게 늘고 있다. 동아일보가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을 통해 받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마약 투약자는 4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32만6970명)보다 22.5% 늘어난 것으로 세종시 인구(38만9978명)보다 많다고 한다. 작년에는 2022년 대비(25만 4670명) 28.3%가 늘었다.
경찰에 입건된 마약투약자 수도 2022년 8489명에서 올해 1만 3351명으로 2년 새 57% 늘었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미국의 모든 것 고치겠다" … 트럼프의 귀환
▲ 국민일보 = 다시 돌아온 트럼프… "모든 것을 고치겠다"
▲ 동아일보 = 더 강해진 '트럼프 폭풍' 몰려온다
▲ 서울신문 = 트럼프가 돌아왔다
▲ 세계일보 = 돌아온 트럼프 "美 우선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것"
▲ 조선일보 = 돌아온 트럼프 더욱 강력해진 미국 우선주의
▲ 중앙일보 = 4년 뒤흔들 '트럼프 태풍' 다시 온다
▲ 한겨레 =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가 돌아왔다
▲ 한국일보 = 트럼프의 美 우선주의 돌아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