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2024년 1월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 진보당측은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건넨 순간 경호원들이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경호처장으로서 김 장관이 보여준 면모 역시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소위 '입틀막 경호'로 알려진 과잉 경호 논란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올해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끌어낸 일을 시작으로 분당서울대병원 민생토론회,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졸업식 등에서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을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사지를 들어 끌고 나가는 일이 빈번해졌다.
특히 강성희 의원 사건 당시에는 김 장관이 강 의원을 손으로 내리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실세 경호처장이 대통령의 물리적 안위를 넘어 심기 경호를 위해 무리한 과잉 경호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그러나 실세로서 다른 자리로 옮겨갈 법했던 김 장관은 2023년 10월, 이종섭 전 장관의 후임 국방부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올랐으나 이때에도 지명되지 않았고, 2023년 11월, 국정원장 하마평에도 올랐으나 최종 후보자로 지명되지 않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던 중인 올해 5월, 김 장관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당시 이종섭 전 장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과 수차례 통화를 나눈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7월에 공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세력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에서도 김 장관이 등장한다.
녹취록에서는 대통령 경호처 고위직 간부 출신이 "그 모든 배경에는 지금 현 경호실장(경호처장)으로 있는 김용현이 있잖아. 군 인사와 군 문제와 군 관련 거기가 다 이렇게 만들어 놨다고 그러더라"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전부터 김 장관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에 관여했을 것이란 설이 돌았지만, 실제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관련 기사:
[단독] 경호처 출신 '해병대 골프모임' 멤버 "V1=윤석열, V2=김건희" https://omn.kr/29ftn)
그리고 8월, 김 장관은 마침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되었다. 이때에도 임명된 지 1년도 안된 신원식 전 장관을 별다른 이유 없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이임시키고 장관을 교체하는 데에 여러 의문이 제기되었다. 박정훈 대령 항명죄 재판과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외압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자 윤 대통령이 아예 핵심 측근인 김 장관을 국방부 장관으로 등판시켜 박정훈 대령 재판을 진행 중인 군사법원을 틀어쥐고, 공수처 수사나 혹시 모를 특검 수사에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주요 논란에 잦은 빈도로 등장하는 정권의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야권은 인사 청문회에서 경호처장 시절 공관으로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을 불러들여 계엄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며, 김 장관을 추궁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의 무리한 희망을 현실로 관철시키고, 사람들을 끌어내며 심기를 경호해오던 이가 이제 50만 국군을 통솔한다. 국민이 모두 보는 앞에서 버젓이 욕설을 할 수 있는 배짱은 절대 '해프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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