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07 06:51최종 업데이트 24.10.07 11:32
  • 본문듣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사과를 둘러싸고 여권에서 갑론을박이 무성하지만 사과 여부는 본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친한계와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사과 요구가 많지만 국민적 비난과 특검 수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김 여사 사과가 최소한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공개 행보 자제는 물론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돕고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론 김 여사 사과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론 사과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에서 나온 답변은 "다양한 얘기를 듣고 있다"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최근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전당대회 개입 의혹'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류 변화가 읽힙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김 여사 사과로 꼬리를 잘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친윤계 의원들도 용산에 김 여사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커지는 김대남과 명태균 의혹, 사과로 덮일까

김 여사 사과는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명품백 수수에 이어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검찰 수사팀은 이르면 이번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최종 수사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김 여사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사법리스크를 털고 법적 문제는 없어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수준의 사과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명품백과 주가조작 사건 사과 만으로 성난 민심이 가라앉겠느냐는 점입니다. 최근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과 정치컨설턴트 명태균씨 각각의 녹취 파일 공개로 김 여사가 받고 있는 의혹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들과 윤 대통령 부부 간의 친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텔레그램 문자 증거와 제3자의 발언 및 반박이 속속 등장하며 설득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의 배후로도 의심 받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과 주가조작에 국한해 사과하고 넘어갈 경우 여론을 잠재우기는커녕 더욱 불을 지필 공산이 큽니다. 대통령 배우자가 정당 경선에 개입하고 여당 대표 공격을 사주하고, 그 대가로 사주한 사람에게 연봉 수억 원 짜리 자리를 보장해준 게 사실이라면 최순실씨를 뛰어넘는 국정 농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 진정성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 여사는 이미 지난 몇 차례의 사과에서 진정성이 훼손됐습니다. 2021년 12월 김 여사는 후보 부인으로 대국민사과를 하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읍소했지만 영부인이 되자 태도를 바꿨습니다. 지난 7월엔 검찰 조사를 받던 김 여사가 검사 앞에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변호사를 통해 대리 사과를 했습니다. 약자와 소외 계층을 돌보는 행보는 꾸준히 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일선 공무원들 앞에서 통치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수의 국민은 김 여사가 지금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권 내부에서 김 여사 사과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는 현재의 상황은 한가롭게 느껴집니다. 김 여사에게 제기되는 수많은 의혹의 진실이 뭔지 규명돼야 하며, 이를 위해 조사와 수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응당한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김 여사가 진정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특검 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