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처방전에서 만든 폐기물 실태조사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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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흥미로운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약대생들이 모여 만든 '그린처방전'이라는 기후·환경 서포터즈에서 약국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약병 등 재활용 쓰레기를 분석한 것이다. 9개 약국에서 약을 제조하면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유리, 비닐을 수거하여 제조회사별 특징을 정리하였다. 조사 결과, 매일 약국에서 플라스틱 약병이 1.6kg이나 발생하고 있었다.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 약 보관용기는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웠다. 결국 플라스틱 약병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그냥 버려지고 있다.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 약병은 대부분 흰색이며 HDPE 소재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분리 배출되면,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플라스틱 분류 표기 미기재, 스티커 라벨 제거 어려움, 방부제 분리 어려움, 입구에 알루미늄 포일 제거 어려움)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전체 조사한 132개 회사 중 라벨 제거가 어려운 약병을 생산하는 회사가 48%에 달했다. 플라스틱 소재를 명확하게 기입하지 않는 회사도 28개에 달했고, 뚜껑에 방부제가 빠지지 않게 만든 기업도 39개, 입구에 알루미늄 포일이 붙어서 재활용이 어려운 기업도 8개나 되었다. 병에 붙은 라벨이 쉽게 제거되면서 실리카겔이 분리가능한 약병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약병을 생산하는 기업이 훨씬 많았다.
한국은 포장재 플라스틱에 대한 관리규정이 유럽이나 캐나다에 비해 느슨한 편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를 생산하더라도 벌금 규정이 약하며, 애초에 이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도 미진하다. 현 정부는 작년 말부터 규제하기로 되어 있던 비닐봉지나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의 규제정책도 무기한 유예하였다.
공원에 가면 카페에서 포장하거나 식당에서 배달받은 일회용제품이 여전히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가 생산하는 포장재의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제약사가 직접 실천에 나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