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1주기인 지난 7월 1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이 헌화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살아 돌아올 수 없게 된 아들의 전역일을 하루 앞두고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사건 발생 후) 1년이 지났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속상하다"며 "책임자를 밝혀달라 냈던 (경북경찰청) 수사결과 이의신청도 감감무소식이라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채 상병 어머니는 25일 오전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에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올렸다.
그는 이 편지에서 "입대하던 날 포항 시내 거리마다 온통 벚꽃이 만개해 너무나 예뻐서 몇 번이나 아들과 환호성을 지르던 것이 주마등처럼 스치는데 1292기수의 1012명 중 아들만 엄마 품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되어 목이 메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살아서) 군 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도 많이 만들어 놓고, 어느 음식점을 갈지 여러 군데 검색도 하고, (전역 전날) 미리 숙소 예약하고 아들을 만나서 아빠랑 내려올 텐데"라며 "다른 동기들이 다 누리는 작은 기쁨마저 우리는 누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안전장비가 준비 안 돼 있으면 (하천에) 투입지시를 하지 말았어야지 육군은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했는데 왜 해병대는 강행하여 아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됐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해 "힘도,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엄마가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라며 "긴 시간 동안 자기 본분을 다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게 사랑해 아들"이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윤 일병 어머니도 위로 "진실 이길 때까지 함께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