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6 08:18최종 업데이트 24.09.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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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출입기자 제한조처를 다룬 9월 6일자 한겨레 6면 기사.한겨레 PDF

1) 미디어오늘과 뉴스토마토가 대통령실 취재 못하는 사연

한겨레에 용산 대통령실 출입을 못하는 두 언론사의 사례가 보도됐다. 미디어오늘과 뉴스토마토다.

미디어오늘은 총선이 끝난 4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보도가 문제가 됐다.

사전배포용 자료에서는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자신을 주어로 한 문장을 썼지만 실제 발언에선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무위원에게 당부하는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다음날 미디어오늘에 공문을 보내 "출입기자의 출입을 3개월간 정지한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의 말씀 자료 가안을 사전 제공해 실제 발언하지 않은 내용을 기사화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징계 효력이 7월 24일로 끝난 후에도 미디어오늘의 출입 자격이 복구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출입기자 규정을 보면 대통령실 출입 언론사는 기자협회·신문 협회·방송협회 등 단체 소속을 입증하는 서류를 내야 한다. 징계해제 뒤 재등록을 하려고 보니 미디어오늘은 서류가 없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도 지난 1월 대통령실로부터 '출입 등록 말소' 통보를 받은 뒤 취재접근권을 회복하지 못했다.

뉴스토마토는 2023년 2월2일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보도했다가 다음날 기자 3명이 대통령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됐다. 당시 고발된 기자가 대통령실 출입을 하려고 하자 신청을 받아주는 것을 1년 가까이 보류하다가 지난 1월 아예 출입등록 말소 통보를 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이 취재 제한의 타당성을 살피고 갈등을 관리할 '출입기자 규정'의 구체적 내용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청와대 때부터) 공개한 전례가 없고, 기자 간사단이 원할 경우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출입기자 규정을 대통령실 임의로 해석할 수 있는 관례가 청와대 시절부터 온존했다면 언론계로서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2022년 MBC의 윤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MBC 기자의 대통령전용기 탑승을 막았을 때 언론사들은 한 목소리로 그 부당함에 저항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의 처신이 참으로 아쉽다. 하긴 대통령실이 그 정도로 오픈마인드였다면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 참석의 전통을 깨는 불상사도 없었겠지만.

2) 대통령 부인 위세 앞에 '시스템'은 무력하다

검찰의 '김건희 명품백 불기소' 결정의 적정성을 따지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6일 오후 2시 열린다.

수사팀의 결정이 내려지자 이원석 검찰총장의 요청으로 열리는 회의다.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대통령 임명장만 기다리는 상황에서 '끈 떨어진' 총장 지시로 소집된 회의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더구나 수사심의위는 김건희에게 명품백을 주며 청탁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최재영 목사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김건희 쪽의 무혐의 의견만 듣기로 했다. 얘기할 채널이 막힌 최재영은 5일 기자회견에서 조사담당 검사가 자신에게 청탁이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비가 예상됐기에 양쪽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했는데 수사심의위 자체가 일종의 명분 쌓기용으로 진행되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개최된 15차례 수사심의위 가운데 결과 등이 공개된 12건 중 8건은 수심위가 수사팀과 다른 의견을 의결했다. 그렇다고 해서 수사심의위 결정이 검찰의 기소/불기소를 강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정사회를 지향한다며 만들어진 시스템들이 대통령 부인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훼손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걸 언제까지 봐야하나?

3) 임성근-김계환 녹취록 확보한 공수처, 뭐가 나올까?

채해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통화 녹취파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임성근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보니 임이 작년 채해병 순직 후 같은 해 8월 초까지김계환과 유족 등 관련자들과의 통화를 녹음한 파일이 나왔다.

지난 7월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종호'라는 사람이 임성근의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공수처 자료에 이종호 관련자료가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김계환은 사건 수사의 외압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VIP 격노설'을 얘기해준 사람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김계환은 이후 사실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박정훈이 김계환의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한 시점이 작년 7월 31일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김계환이 임성근과도 통화를 했다면 관련된 얘기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여론몰이' 비판을 받을 지언정 언론의 수사기관 취재에는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권력을 긴장시키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다.

4) 광화문광장에 웬 국가상징공간?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후 시민들의 여론수렴 절차를 밟고있다.

그러나 조사 때마다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지난 5일 한길리서치 설문조사에서는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해 서울 시민 49.5%가 '동의한다'고 답했고, 42.6%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6· 25전쟁 기념일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고 했다가 '구태의연한 발상'이라는 반론이 많자 유엔 참전용사 등을 기리는 '감사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계획을 변경했다. 그런데, 이 또한 여전히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셈이다.

그런데 이 조사 자체가 답을 유도하는 듯한 3가지 설문으로 채워진 느낌이다.

1번 문항은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이 된 6·25 참전 22개국 청년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한가'라고 묻고, 2번 문항은 '이러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세종로 일대에 민주주의와 평화의 의미를 담은 국가상징공간(가칭 감사의 공간)을 조성하자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는다. 둘 다 '필요 없다'는 부정적인 답을 하기 힘든 성격의 질문들이다.

'감사의 공간' 설치로 인해 한국전쟁 참전 22개국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어떻게 될 거냐고 묻는 마지막 질문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50.4%,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42.1%로 집계됐다.

'좋아질 것'이라는 답을 굳이 피한 42.1%의 본심은 "왜 이런 걸 하냐?"였는지 모른다.

5) 필리핀 가사관리사 절반은 '강남'으로 갔다

서울에 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절반이 강남지역에 배치됐다.

한 부모·맞벌이·다자녀 가정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시범사업인데, 처음에는 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57가정이 선정됐다. 그런데 서울시가 김인제(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57가정 중 89가정이 계약을 포기했다. 계약포기율이 56.7%에 이르렀지만, 서울시가 곧바로 추가모집을 시행해 최종 142가정이 계약을 체결했다.

첫 선발 당시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 비율이 59가정(37.6%)이었는데, 추가모집을 거치니 66가정(46.5%)으로 늘었다.

나머지는 도심권(종로·중구·용산·성동·광진·서대문·동대문) 38가정, 서북권(은평·마포·양천·강서) 19가정, 서남권(구로·영등포·동작·관악) 12가정, 동북권(중랑·성북· 노원·강북) 7가정 순이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급은 1만 3700원. 이들이 하루 8시간, 주 5일씩 한 달근무하면 총 238만원의 봉급이 책정된다. 가사관리사 수요가 많은 30대 가구의 중위 소득이 509만원인데, 이들이 가사관리사를 고용하려면 소득의 46.7%를 써야 한다. 동남권의 계약률이 유독 높은 것은 가사관리사 임금을 감당할 만큼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높다고 해석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돌봄부담을 줄이는 저출산 대책으로 도입한 필리핀 가정관리사 사업이 결국 '있는 집'만 혜택 보는 제도가 됐다는 뒷말이 안 나올 수가 없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해온 것도 이런 결과를 예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직 고용노동부 장관(김문수)은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헌법상 평등권에 배치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6) 섬마을 하늘에서 짜장면이 내려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3일부터 여수 다도해 지역에서 드론 배송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여수시로부터 40 km 거리에 있는 대두라도(大斗羅島)가 그 대상지에 들어갔다. 조선일보가 주민 130여 명이 사는 섬에 지난 4일 음식이 배달되는 현장을 취재했다.

60·70대 어민들이 대부분인 섬에는 편의점이나 식당, 약국, 치킨집이 없다고 한다. 라면 한 봉지를 사려면 배로 편도 40분 거리의 돌산항까지 가야한다.

돌산읍 작금항에서 출발한 드론에는 짜장면 두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가 매달려 있었다. 시속 36㎞ 속도로 남해 바다를 건너 15분 만에 도착했다.

드론이 그물로 만든 트램펄린 위에 배달 음식을 내려놓고 떠나자 음식 봉지를 풀던 주민 조맹자(71)씨가 "아직 뜨끈뜨끈허네!"라며 웃었다. 마을에선 이날 처음 짜장면 잔치가 열렸다.

스마트폰앱으로 음식뿐만 아니라 라면, 간장, 설탕, 세제 등 생필품을 주문할 수 있다. 시범 사업 기간이라 이용료는 무료지만, 12월부터는 5000원 정도 배달료를 받는다고 한다.

7월부터 제주도와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를 오가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제주지역에서는 3000원의 배달비를 받는다. 인천도 이달 말부터 옹진군 덕적도와 소야도에서 드론 배달을 시작한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석탄발전소 하청 노동자들 아이스크림 공장 가라고요?
▲ 국민일보 = 與 "이번이 골든타임" 野 "국민 희생만 늘어"
▲ 서울신문 = 美 최신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 국내 첫 입항
▲ 세계일보 = 차례상 덮친 기후위기 굴비·김값 30% '껑충'
▲ 조선일보 = 성·폭력 생중계로 수익 내는 플랫폼
▲ 중앙일보 = 박민수 차관 경질론 친한·비한 동시 제기
▲ 한겨레 = 한동훈 다시 '증원 유예론'…당정충돌 재연되나
▲ 한국일보 = 대출시장·부동산 흔드는 '갈지자 관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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