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다른 발전원에 비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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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다. 발전원의 원가계산에서 널리 쓰는 것은 균등화발전단가(LCOE)다. 균등화발전단가는 발전원의 전 주기 비용을 의미한다. 이에는 발전시설 건설비용, 자본비용(금융을 동원하기 위한 이자 비용), 설비투자, 운영비용, 투입연료비용, 탄소배출에 따른 지불 비용, 열량단가 등이 포함된다.
균등화발전단가는 국가별로 큰 차이를 나타낸다. 그 이유는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특성(토지, 화석연료 보유 등), 제도와 규범(각종 규제와 정책 등), 기술적 역량, 관련 산업 생태계 존재 유무 등 다양하다. 그러므로 글로벌 차원에서 일반적인 균등화발전단가 비교는 의미 없으며 각 국가 내에서 발전원별 균당화발전단가를 비교하는 게 맞다.
프랑스와 중국의 경우 풍력과 중규모 태양광의 발전단가가 원자력보다 낮다. 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가격 경쟁력이 더 높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보다 탈탄소 전원의 가격 경쟁력이 더 크다. 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원자력발전 단가가 가장 낮고 그다음이 화석연료발전이다.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의 발전 비용은 매우 높다.
그러나 원전이 주요 발전원을 구성하는 이들 4국가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원전의 발전원가가 다른 발전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화석연료와 비교해서도 그렇고 재생에너지와 비교해서도 그렇다.
한국과 일본의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다른 발전원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두 국가 모두 원전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반면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서 규모가 작고 영세하다는 점이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의 균등화발전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주요 원전 국가인 미국도 재생에너지의 발전원가가 원전보다도 낮거나 큰 차이가 없다. 미국, 중국, 프랑스는 넓은 영토를 지녔기 때문에 태양광을 대규모 보급하는 데 여러 이점이 있다. 육상풍력이든 태양광이든 주민 수용성이 높고 토지 가격이 낮아야 경제성이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않다. 그러다 보니 원전이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그런 만큼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개선이 크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설계 연한이 종결된 원전 폐쇄를 두고도 많은 논쟁이 있었다. 고리1호기, 월성 1호기는 영구폐쇄했지만 현재 운영중인 원전의 경우 설계 연한을 연장하여 가동할 경우 위험성의 문제가 쟁점이 되기도 한다.
원전은 용지 확보, 설계, 시공 등 건설 과정에 투입되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가동연한이 길어질수록 균등화발전단가는 크게 감소한다. 더불어 원전의 운영과정에서 나타나는 위험에 대한 정밀 진단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설계 연한이 다했다 할지라도 운행 연장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국제원자력기구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원전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이와 같은 안전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나타났을 때 시민들이 직면하게 될 위험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완전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설계 연한을 넘어서는 운행 기간 연장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인 위험 '지구온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