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등 관련자 13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정민
이날 기자회견에선 ▲ 사건 초와 1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주요 관계자들의 주장 ▲ 갑작스러운 국방부 장관·국가안보실장 교체 등이 "전형적인 사건 은폐"라는 비판이 나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국방부 장관의 임기는 통상 2년인데 신원식 장관은 (임기를) 1년도 못 채우고 물러나게 됐다"며 "교체에 대한 여러 평가가 나오지만, '신 장관이 이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해 국방부 검찰단 등 (군) 사법 체계를 틀어쥐지 못하고 있다'고 대통령이 판단한 게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자신의 호위무사인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며 "대통령이 본인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자신의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사법기관들을 틀어쥐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처장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등이 모인 해병대 골프모임 녹취 파일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의 배후'로 언급되기도 했다.
임 소장은 "공교롭게도 차기 검찰총장에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 심우찬 변호사의 형인)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후보자로 내정됐다"며 "채상병 유족이 임 전 사단장을 무혐의 처분한 경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건이 대구지검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검찰 단계에서) 기각시키기 위한 사법적 방패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대통령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못 하고 있다. 특검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특검이 출범하기 전까지 국회가 국정조사로 최대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채완 민변 사무차장은 "수사에 있어 주요 관계자들의 진술은 관련 범죄의 공모 관계나 직권남용죄의 성립 여부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라며 "그런데 대통령실 및 군 관계자들의 초기 진술이 시간이 흐를수록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서 사무차장은 "예를 들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나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은 사건 초기 대통령 측과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의 격노를 '들어본 적 없다'는 식으로 (주장)했다"며 "격노 후 일련의 조치들이 이루어졌는지는 직권남용 성립 여부에서 중요한 사실인데 (주요 관계자들의 부인은) 사실상 사건 은폐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초기 수사하다 되레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 하주희 변호사도 "(대통령을 포함한 사건 주요 관계자들의) 도덕적 책임이 아닌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하 변호사는 "(수사외압 의혹으로) 국가권력이 공정하게 행사되리라는 사회적·국민적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국정조사로)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 등 외압을 행사한 이들이 누구인지 밝히고, 이들의 진술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상병 사건 1년 후 증폭된 24개 의혹, 연루된 134명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