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MBC와 소셜홀딩스(위키트리 지배사)가 작성한 계약서.
이훈기의원실
이번에 공동취재단이 확보한 문건은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물증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위키트리의 용역 업무는 ▲ 소셜 미디어 전략 자문 ▲ 소셜 미디어 허브 구축 ▲ 실시간 대응 시스템 구축 및 운영 ▲ 상시적인 이슈 대응 플랫폼 운영, 4가지 업무다. 계약서는 MBC가 '갑', 위키트리 측이 '을'로 명기돼 있다.
구체적으로 MBC 사측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이 명기돼 있다.
'소셜 네트워크 상에 MBC에 우호적인 스토리가 최대한 확산되도록 하는 한편, 사실이 아닌 악의적인 스토리나 적대적인 스토리가 유포되어 MBC의 브랜드 이미지나 대외 활동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허브 시스템 구축', '소셜 미디어 상에 발생하는 갑에 대한 우호적인 기회 및 치명적인 위기 요인을 실시간 포착하고, 그 민감도에 따라 적시에 정확한 대상에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이 계약서에 담겼다.
MBC 파업 대응과 관련됐다고 추정해 볼 단서도 있다. MBC와 계약 사흘 전인 2012년 5월 18일 소셜홀딩스가 작성한 'MBC 소셜 미디어 대응 자문 Proposal(제안)' 문건을 보면, 위키트리 측은 '상시적인 이슈 대응 플랫폼' 예산을 제안하면서 "MBC의 경우 특수한 상황으로 위기대응 횟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됨"이라고 설명했다. '특수한 상황'은 MBC 파업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다.
MBC는 계약 이행 조건으로 위키트리 측에 총 2억 5000만 원 규모의 용역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셜미디어 허브 구축 6000만 원, 실시간 대응시스템 구축 및 운영 1억 원, 상시적인 이슈 대응 플랫폼 운영 9000만 원 등이다. 과거 고 이용마 MBC 기자가 여론전 의혹을 제기하면서 주장했던 계약 착수금은 6000만 원이었는데, 계약서엔 해당 액수(소설미디어허브 구축 6000만 원)가 명기돼 있다.
이훈기 "인위적 댓글작업 의뢰, 불법 소지"...이진숙 "대언론 위기관리 계약"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출석하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언론노조 윤창현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훈기 의원은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으며 공정방송 총파업을 벌이던 MBC 노조를 상대로 이진숙 후보자가 인위적인 온라인 여론조작을 벌이려 했다는 의혹의 실체가 계약서를 통해 확인됐다"며 "용역업체를 동원해 인위적인 댓글작업 등 여론조작을 의뢰한 것은 그 자체로 위법성이 크다. 언론에 알려진 대로 용역업체에 가상계정 생성을 통한 여론조작까지 요청한 것이라면 명백한 불법행위를 청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서면질의답변서에서 '2012년 MBC 파업 당시, 위키트리와 있었던 계약 내용을 설명해 달라'는 질의에 "언론노조 MBC본부의 장기파업으로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언론 위기관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24일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재철 전 MBC 사장은 이진숙 후보자를 통한 위키트리 여론전 기획과 관련한 공동취재단의 질문에 "12년 전 일을 기억하려면 나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지금 물어보면 결례"라고 말했다.
[언론장악카르텔 추적①] "언론 입틀막 완성하라"... 이진숙의 'MBC 장악' 배후는 https://omn.kr/29f91
[언론장악카르텔 추적②] 어뷰징 매체에 여론전 의뢰... 그 핵심에 등장한 이진숙 https://omn.kr/29hys)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신상호(오마이뉴스) 박종화 연다혜(이상 뉴스타파) 박재령(미디어오늘) 문상현 (시사IN) 박강수(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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