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주요 인물 검색량2024년 1월 1일부터 4월 9일까지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주요 4명의 검색량을 비교했을 때 김건희 여사 검색량이 가장 낮은 비율로 나타났다.
네이버 데이터랩
도표를 보면, 역시 양대 정당의 대표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체로 높다. 일부 시기엔 윤 대통령 검색량이 가장 높기도 하지만, 이재명과 한동훈 검색량의 비율이 높은 날들이 더 많다. 김 여사에 대한 검색량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리하자면, 김건희 여사는 언론 기사 언급량이나 포털 검색량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지만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이슈는 총선 투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된다. 과연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인물은 숨어도 영향력은 최대인 이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6개월도 지나지 않은 2022년 9월 4주 전국지표조사를 보면, 이미 김 여사 관련 특검에 국민 10명 중 6명 정도가 찬성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설문 문항은 "선생님께서는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기재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의 의혹과 관련한 김건희 특검에 대해"라고 의혹의 내용을 불러주고 찬반을 묻는 방식이었다. 찬성이 59%, 반대가 32%로 27%p 격차로 찬성이 우세했다. 진보 성향자 중 80%, 중도 성향자 중 64%가 찬성했고, 보수 성향자 중에서도 39%가 찬성했으니, 적은 수치라고 볼 수 없다.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1월에는 어땠을까. 2024년 1월 2주 전국지표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65%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응답했다. 문구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거부권 행사"라고 했다. '잘한 결정'이라는 긍정 응답은 23%에 불과해 같은 조사의 대통령 긍정률 32%보다 9%p 적었다. 김 여사 특검법 이슈가 윤 대통령 긍정률에는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윤석열 정부 들어 김 여사 관련 이슈는 여론에서 비판적 응답이 줄곧 다수로 나타났다. 총선을 몇 개월 앞둔 올해 조사에서도 민심은 매우 차가웠단 사실을 알 수 있다. 김건희 여사가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하는 등 노출이 많지 않았음에도 김 여사 관련 이슈가 총선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데는 이미 민심에선 관련 이슈가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굳어져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사 이슈의 하방압력에 무너진 대통령 긍정률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 상반기 국회의원 선거의 성격은, 윤 대통령 긍정률이 김 여사로 인한 하방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가 총선을 경과하면서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총선 후 윤 대통령 긍정률은 다채로운 이슈가 제기됐음에도 '백약이 무효'임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한 것처럼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언론에서 사라졌던 김 여사의 총선 영향력은 가장 강했고, 총선 패배와 함께 김 여사가 다시 등장하면서 대통령 긍정률은 폭락 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긍정률한국갤럽이 7월 1주에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 긍정률은 총선 후에 계속해서 하방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점선 강조는 필자)
한국갤럽
그런데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다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1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주고 받은 메시지로 인한 논란인데, 여러 가지 차원에서 놀랍다. 한 전 비대위원장을 절윤으로 몰고 고립시키는 것이 다른 당권 주자에게 힘이 되는 주장일 수 있겠지만, 김 여사 관련 이슈가 과연 국민의힘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위 분석을 토대로 봤을 때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기존에 보여줬던 컨벤션효과를 과연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던 보수진영 내 유권자 간 보이지 않던 응집력이 상당히 약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윤 대통령 긍정률이 꾸준히 하방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혹자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전 국민의 민심을 다 끌어 모아 새로운 인물로 급부상하는 것 아니냐'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장담할 수가 없다. 최근 한 전 비대위원장이 해병대 채상병 특검 관련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그는 이미 총선 내내 상대 정당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를 일삼다가 결과적으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뭐랄까,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번 정부 들어 나타났던 여러 악재들을 압축적으로 드러내 민심과 더 멀어지는 캠페인처럼 보이는 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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