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역 3번 출구의 반대편에 위치한 2번 출구도 최근 인파가 몰리고 있다. 대기열이 형성된 3번 출구와는 달리 2번 출구는 이러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위험의 불씨를 크게 안고 있다.
박장식
문제는 3번 출구만이 아니다. 그나마 인파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3번 출구와는 달리 건너편의 2번 출구는 인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더 커 보였다. 지난 15일, 성수역 3번 출구에 줄이 늘어서는 시간에 2번 출구를 관찰해봤다. 당시 2번 출구 앞에는 인파가 깔때기처럼 둥글게 모여 도로 흐름도, 시민들의 통행도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성수역은 대합실의 크기가 다른 전철역에 비해 커서 인파의 분산이 가능하다는 점 정도가 위안거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대기열'도 퇴근객이 줄어드는 6시 30분이 넘어가면 사라진다. 하지만 매일 30분, 이러한 인파 집중은 사고의 위험을 키울 터. 위험한 불씨가 점점 커져가는 셈이다.
성수역 승객, 광화문·명동보다 많다... 이유는 '지식산업센터'
성수역의 승객이 어느 정도나 되길래 그럴까. 서울교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성수역에서 2호선을 이용하는 이용객은 2023년 기준 하루 평균 7만8018명에 달한다. 이용객이 많은 2호선 전체로 보면 매일 10만여 명이 이용하는 구로디지털단지역, 15만여 명이 타고 내리는 잠실역 등이 있지만, 서울 지하철 전체에서는 상위권이다.
특히 성수역의 이용객은 4호선에서 상위권으로 꼽히는 명동역(하루 6만3958명, 이하 서울교통공사 제공), 5호선 광화문역(하루 6만2270명)보다도 많다. 두 역은 종각역·을지로입구역 등 도심의 다른 전철역이나 시내버스, 도심 진입 승용차가 수요를 분산하고 있지만, 성수역의 수치는 그 점을 고려하더라도 경이로울 정도다.
성수역에 이용객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핫 플레이스가 많아져서'라기엔 과밀 문제는 퇴근시간을 위주로 집중된다. 성수역을 중심으로 출퇴근객이 늘어서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 출퇴근 수요는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창출된다. 성수동은 지역 정비 사업을 거치면서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지어진 대표적인 지역이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성수동 관내 지식산업센터는 2013년 32곳, 올해 5월 기준 67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입주 업체는 11년 전 1900여 개였는데, 지금은 6000개 가까이 된다. 성수역 하루 이용객도 2013년 기준 5만여 명에 그치던 것이 지금은 두 배 가까이 늘었으니, 성수동에 입주한 기업이 늘어난 것이 혼잡의 원인인 셈이다.
성수역에 이용객이 몰리는 또 다른 원인도 있다. 성수역 일대는 시내버스, 다른 지하철 노선 등 대체 교통수단이 빈약하다. 성수역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2016번, 2224번, 그리고 마을버스 성동10·성동13번으로 단 네 개 뿐. 그마저도 서울의 다른 거점을 잇는 대신 성수동 인근의 수요를 성수역으로 집중시키는 지선버스다.
성수역 못잖게 배후 수요가 많다고 판단되는 뚝섬역의 하루 이용객이 4만5000여 명에 그치는 것도 수요 분산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뚝섬역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분당선 서울숲역이 있는 데다, 시내버스 노선 역시 성수역보다 많아 선택지가 다양하다.
출구도 부족하고, 승강장·연결통로도 좁아... 날림 대안, '재앙'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