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일 언론노조가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언론-표현의 자유에 대한 시대착오적 탄압과 방송장악의 야욕을 버리지 않겠다면, 일각의 주저함 없이 윤석열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타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권우성
다시 방송3법 얘기로 돌아가 보자. 방송3법은 분명히 언론개혁의 일환이다. 그 언론개혁에서 마지막 한 조각을 갖지 못한 야당이 기댈 곳은 기실 국민 여론뿐이다.
실제로 현재 윤석열 정부가 KBS, MBC 등 방송사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의 강도를 높일 뿐 아니라 방송통신위, 방송통신심의위, 선거방송심의위 등을 철저히 권력기구화해서 막무가내식으로 무도하게 저지르고 있는 방송 장악의 실상은 참담하기 짝이 없다. 야당으로서는 이 내용을 더욱 구체적으로 폭로하고 공유하며 그 부당함에 함께 분노하고, 방송3법 통과의 정당성에 함께 힘을 실어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 국민 여론의 힘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인 국민의힘을 압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여론의 우위에 선다는 것 자체가 방송3법 통과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 그리고 김씨의 뇌물 수수 의혹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 등 여론의 혹독한 비판과 압도적 요구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례들을 수없이 목도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이 국민 여론의 압박을 전혀 느끼지 않을 리는 없다. 폭과 깊이를 더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지간한 압박으로는 표결 등 직접적인 행동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어렵다. 그들에게는 정치적 이해타산, 개개인의 사법적 리스크 등 고려해야 할 지점들이 많다.
야당으로서는 21대 국회 말미처럼 여당 의원을 대의명분만을 앞세워 윽박지르듯 다그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합리적이고 상식을 가진 여당 의원들에게 정치적 이익과 대의명분 등 실리를 줄 수 있는 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개혁이 그렇듯 확대된 이익의 공유는 개혁의 성공도를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방송3법, 방송통신위법 등은 평범한 일상을 사는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몸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우리 사회의 여론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인 데다 대다수의 뉴스 소비는 주로 뉴스포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여론 중간 층위에 있는 다수 역시 이러한 이슈에 무관심하다. 민주당이 믿고 기대야 할 마지막 조각의 현실이다. 현재 권력에 장악된 방송의 현실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입체적이고 더욱 치밀한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첫 번째 행동은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비슷한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이미 상정됐음에도 외면하고 지연시켰던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과다. 이를 선행하지 않은 채 진행하는 언론개혁은, 몹시 억울하겠지만 '내로남불'이라는 뻔하디뻔한 비판에 시달려야 한다.
대신 이를 선행한다면 야3당 연대는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 것이며, 국민들이 야당의 의도에 대한 진심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방송3법 통과의 전 사회적 분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 장악 의도는 더욱 처절하게 고립될 수밖에 없다. 언론개혁의 성공 가능성 또한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필자소개 :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다수 기자는 지극히 개별 파편화, 월급쟁이화 했고, 그들이 속한 매체들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성과 공공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신 기업으로서 생존 자체에 매몰돼있는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언론은 공기와 같아 언론 고유의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 많은 부문에서 변화 발전의 걸림돌로 작동하고 있다.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이 만연화한 속 이성과 지성의 목소리, 합리와 상식의 입장을 두텁게 담아낼 수 있는 언론과 기자의 활동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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