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녹색 만리장성. 갈색은 사헬지역, 하얀색은 참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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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나무를 심는 녹색 만리장성 구축이다. 사하라 사막에 인접한 아프리카 11개 국가는 사막화로부터 경작지를 보호하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의 사헬-사하라 지역에서 야심찬 도전인 '범아프리카 녹색 만리장성(pan-African Great Green African Wall, GGW)'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부티,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수단, 차드, 니제르, 나이지리아, 말리, 부르키나파소, 모리타니, 세네갈은 2007년에 사막화를 막기 위한 20억 달러 프로젝트를 실행에 합의했다. 서쪽의 세네갈에서 동쪽의 지부티까지 아프리카를 횡단하는 15㎞ 너비에 7775㎞ 길이의 숲 장벽을 세워 사하라 사막의 남진을 저지할 계획이다.[17]
스페인, 남다른 사막화 해법
2022년 8월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 주의 바데카나스 저수지가 가뭄으로 말라붙으면서 '스페인의 스톤헨지'로 불리는 수십 개 거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국은 저수지 수위가 총수용량의 28%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면서 스페인 국토의 20%가 현재 사막으로 변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31.5%가 이미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스페인의 사막화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농경화와 관련한다. 예컨대 과달키비르 강 유역에서 진행된 쌀과 올리브를 중심으로 한 과도한 농업은 심각한 물 부족을 초래했다.[18] 지하수를 소진한 농민들은 물을 암시장에서 비싼 값으로 사들인다. 유엔 사막화 방지 협약(UNCCD)에 따르면 스페인은 국토의 75%가 사막화의 위협 아래 놓여 사막화로 가장 고통받는 유럽 국가가 되었다.[19]
스페인의 건조지역 연구기관(EEZA) 가브리엘 델 바리오 연구원은 "사막화는 항상 인간의 활동 탓에 발생한다"며 "기후는 악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사막화 자체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라고 말했다.[20]
스페인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 바르셀로나를 보유한 스페인의 카탈루냐 광역자치주는 비 없는 세상에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27년까지 24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을 지난 1월 발표했다.[21] 카탈루냐의 기후 행동 책임자 데이비드 마스코트는 "2030년 이후에는 지하수, 재생수, 담수화한 물이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는 330만 명과 그 주변의 수백만 명에게 필요한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2]
카탈루냐의 조치는 사막화에 대해 저지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사막화를 받아들이면서 사막화한 스페인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강구한 것으로, '예외적인 해결책'이다. 생태전환부 테레사 리베라 장관은 "그것은 기술적으로나, 행정적으로 가장 간단하고 명확하며 가장 준비된 조치이다"라고 말했다.[23]
페레 아라곤스 카탈루냐 광역자치주 수반은 지난 1월 가뭄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우리는 새로운 기후 현실에 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강렬하고 더 빈번한 가뭄을 더 많이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당국은 식수로 잔디밭에 물을 주고, 개인 수영장에 물을 채우고, 세차하는 것을 금지하는 물 제한 규칙을 몇 년째 바르셀로나와 주변 지방자치단체에 적용 중이다. 또한 행정 당국이 거리를 청소하는 데에 음용수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24] [25]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큰 두 개의 담수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이 시설은 매일 20만㎥의 식수를 생산하는데, 올림픽 규격 수영장 53개와 맞먹는 규모로 바르셀로나의 하루 물 수요의 절반 이상을 충당할 수 있다. 카탈루냐 정부는 기존 담수화 시설의 용량을 확장하고 새로운 담수화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26]
카탈루냐 정부 기후 행동 책임자 마스코트는 "스페인에서 이런 가뭄을 견딜 수 있는 지역은 더는 없다"며 "물이 무한한 자원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한 방울 한 방울을 어떻게 무한히 재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27]
1994년 유엔은 사막화 방지 협약(UNCCD)을 채택하며, 매년 6월 17일을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로 지정했다. 사막화는 단순히 환경 관련 문제를 넘어서, 인류 전체가 마주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을 지정할 때보다 지금 상황이 훨씬 더 안 좋아졌다는 데 이견이 없는 만큼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사막화 방지 및 적응에도 인류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글: 안치용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이윤경·김영서 기자(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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