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위기 상황에 대한 긴급회의 후 이란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에 대한 '철통같은' 지원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그래서 미국의 무책임과 무능을 다시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 문제에 비하면 북핵 문제는 풀기 쉽다"면서, 대이란 협상에 기울였던 노력의 반의 반도 대북 협상에 기울이지 않았다. '전략적 인내'라는 알쏭달쏭한 이름하에, 한편으로는 '북한위협론' 활용에, 다른 한편으론 '제재 만능주의'에 빠져 있었다.
이랬던 오바마 행정부는 백악관을 나오면서 '북핵 문제가 국가안보상의 최대 도전이 되었다'는 말을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전해주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되어 잘 이행되고 있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불린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해 버렸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합의의 복원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합의를 복원하면 대북 협상에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이란과 타결에 접근할수록 이스라엘의 반대도 심해졌다. JCPOA 서명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영국·프랑스·독일조차도 2021〜2022년에 걸쳐 나왔던 잠정적인 합의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에 더 까다로운 요구를 내놓았다. 결국 이스라엘의 로비에 굴복한 미국은 협상 동력을 잃고 말았다.
중동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이어 핵보유국이 될 경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험을 잉태할 공산이 커진다. 이를 막겠다며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상대로 선제공격에 나서면, 미국, 헤즈볼라, 하마스, 시리아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개입하는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험도 커진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막대한 무기를 제공하면서 외교적으로도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가담하지는 않겠지만, 이란에서 날아오는 무인기와 미사일을 요격했고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한다. 13년 만에 이뤄진 유엔 안보리의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표결에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해 지구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트럼프 때 실추된 미국의 리더십을 재건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인을 포함한 지구촌의 많은 사람이 '아마겟돈'처럼 되어 가고 있는 중동을 보면서 묻고 있다. 이게 미국의 재건된 리더십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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