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조합원과 너머서울, 1만원교통패스연대 회원들이 2023년 3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앞에서 공공요금 인상 철회와 사회보험 강화 등을 요구하며 용산 대통령실로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유성호
얼마 전 노조에서 노동안전보건위원회라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노동자의 산업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노동자들의 회의입니다. 대한항공, 인천공항, 마사회, 지하철, 철도, 가스공사, 발전 산업 등 다종다양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청소노동자로 일하신 분은 어느새 '근골격계 질환' 산재 전문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마사회 노동자는 사측과의 노동안전문제를 논의하면서 노조에서 배운 어려운 용어를 꺼냈더니 사측이 깜짝 놀라며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합니다. 다들 현장에서 아파보고 다쳐본 후 산재전문가가 되어 동료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금배지 대신 노조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의 정치인입니다.
정치를 여의도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로만 한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삶 곳곳이 국회의사당입니다. 자기 삶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민원을 듣고 자원을 배분하고 서로 대립하고 타협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곳에서 정치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의 마이크와 길거리의 마이크 소리의 차이가 작아질 때, 국회 상임위 회의와 노동조합 회의 결과의 차이가 작아질 때 민주주의가 꽃피고 정치에 대한 혐오도 사라질 거라 믿습니다. 이 일을 바로 언론이 하는 게 아닐까요? 배제된 목소리의 볼륨을 높여 공론장으로 끌고 오는 일, 언론노동자 박정훈 기자님은 요즘 어떤 목소리를 듣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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