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4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 학교비정규직, 마트, 요양, 콜센터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우리는 다시 한번 앞서 살펴본 경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참고해야 한다. 핵심 뼈대만 살펴보자. 경제란 '~위한 ~재화와 용역(서비스)을 생산·분배·소비하는 활동과 ~사회관계의 총체'다. 즉, 경제의 매개물인 재화와 서비스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윈윈 불가능), 생산과 소비 외에 '분배'의 메커니즘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누가,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재화와 서비스가 돌아가도록 할 것인지의 분배가 경제 문제의 핵심이라는 말과 같다. 이건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론이 아니라 모든 경제학의 기초다. 그러면 누가 이처럼 중요한 분배를 실행하는 것인가?
고전 경제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는 아무도 의도하지도, 구상하지도 않지만, 수요와 공급, 생산과 소비, 그리고 적정한 가격(노동의 가격인 노동자 임금까지 포함)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이 결정한다고 했다. 이 말은 대체적으로 맞다. 그러나 사실 경제과 시장의 움직임에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개인적, 집단적 힘들이 이미 많이 개입된다.
대개 사람들은 대기업 총수의 경영 능력, 스타 선수의 실력을 건물 청소원의 노동보다 훨씬 높게 평가해 준다. 일단 그렇다고 하자. 그러나 그 격차는 말할 수 없이 크다. 2022년 연봉 순위 1위인 이재현 CJ 회장이 221억 원을 받고, 아르헨티나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연봉은 716억 원(2023년)인데 반해, 청소원의 경우 아무리 많이 잡아도 3000만 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현 회장은 청소원보다 약 736배를 더 받는다. 과연 이게 보이지 않는 손이 스스로 만든 공정한 시장 가격일까? 더구나 전자의 유명인은 공식 연봉보다 각종 배당금, 부동산 수익, 금융소득, 강연료, 출연료 등 기타 수입이 훨씬 더 클 것이다. 반면, 일반 노동자는 기타 수입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므로 격차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커진다.
어차피 우리는 개인의 능력과 수고의 차이를 무시하거나 획일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기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등적 요소를 존중해야 한다. 그렇다 해도,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노동 가격(임금)이 이토록 큰 차이가 나는 게 그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자연스럽게 작용한 결과라고 보는 것은 더 합리적이지 않다.
자본과 기업주는 나쁘고 노동만이 옳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한국 사회와 경제의 게임 규칙은 아직도 너무나 기울어진 운동장이고, 심지어 그 기울기가 심해진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동장의 기울기를 줄여 모든 사람이 좀 더 평평한 운동장에서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경제 주체들(국가, 기업, 개인)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모든 짐승도 먹고사니즘이 있지만 그걸 경제라고 하지 않는다. 사람만이 경제다. 좀 더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서로의 품격을 존중할 수 있는 인간다운 경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