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은 연재종료 후에도 애니메이션으로 꾸준히 제작돼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이수 C&E
손오공의 모험과 천하제일 무술대회가 중심을 이루던 <드래곤볼>은 손오공이 2전3기 끝에 마주니어(피콜로)를 꺾고 천하제일 무술대회 우승을 차지한 후 '초인 배틀물'로 장르가 바뀐다. '스카우터'라는 신문물이 등장하면서 캐릭터들의 전투력이 수치로 표시됐고 손오공과 피콜로가 다른 별에서 온 우주인이라는 설정도 등장했다. 갑작스럽게 많은 설정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독자들이 혼란스러워할 거란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크게 사이어인 편과 프리저편, 인조인간 편, 마인 부우 편으로 나눠진 <드래곤볼>의 중·후반부는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 떠난 나메크별에서 만난 프리저는 기껏해야 2~3만을 오가는 전투력에서 '최강'을 논하던 <드래곤볼>의 세계관에서 자신의 전투력이 '53만'임을 밝히며 독자들을 경악시켰다. 프리저의 놀라운 전투력에 더 이상 이야기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던 독자들도 적지 않았다.
인조인간 편에서는 한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선역 신캐릭터가 등장했다. 바로 미래에서 온 전사 트랭크스였다. 등장하자마자 프리저 부자를 가볍게 해치우며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트랭크스는 곧 베지터와 부르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사이어인'임이 밝혀졌다. 비록 '완전체 셀' 앞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아버지와의 수련으로 더욱 강해진 트랭크스는 미래로 돌아가 인조인간 17, 18호를 가볍게 제압하고 평화를 되찾았다.
인조인간 편까지 독자들의 엄청난 호응을 얻었던 <드래곤볼>은 마인부우 편에서 호불호가 갈리기 시작했다. 손오공의 죽음 이후를 보여준 것은 반가웠지만 이야기를 지나치게 끌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초사이언3와 퓨전, 미스틱 오반 등 중구난방으로 늘어난 설정은 독자들의 집중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토리야마 작가는 손오공이 원기옥을 통해 마인 부우를 물리치는 최후의 전투를 끝으로 11년에 걸친 긴 연재를 마감했다.
<드래곤볼>은 1995년 연재 종료 후에도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 게임, 피규어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통해 인기를 이어갔다(물론 한국과 대만,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실사영화는 모두 '졸작'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야무치가 재배맨의 자폭공격에 당해 웅크린 채 사망한 자세의 피규어와 차오즈가 내퍼의 등에 매달려 자폭하기 직전 눈물을 흘리는 모양으로 만들어진 백팩은 <드래곤볼> 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망 직전까지 활발한 활동했던 토리야마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는 <드래곤볼> 완결 후에도 끊임없이 제작된 애니메이션과 게임들의 감수와 원안, 캐릭터 디자인 작업 등에 참여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토리야마 작가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 소년점프에 <네코마인>이라는 개그만화를 연재했는데 손오공이 주인공 중 한 명인 Z의 스승으로 등장해 독자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비정기 연재물이었던 <네코마인>은 <드래곤볼> 정도의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많은 작업을 소화하며 열정을 불태운 토리야마 작가는 지난 1일 급성 경막하혈종으로 향년 6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8일 <드래곤볼>의 공식 계정을 통해 이 사실이 발표됐다. 토리야마 작가는 드래곤볼 애니메이션 최신작의 감수를 맡는 등 사망 직전까지도 <드래곤볼>의 원작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팬들이 느끼는 아쉬움과 슬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드래곤볼>의 아버지' 토리야마 작가는 공교롭게도 <드래곤볼> 연재가 시작된 지 40년이 되는 '청룡의 해'에 세상을 떠났다. 물론 바다 건너 일본에 사는 만화가의 죽음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한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드래곤볼>과 함께 사춘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많은 사람들은 토리야마 작가가 천국에서 훌륭한 만화가들을 만나 아무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좋아하는 만화를 실컷 그리며 영면하기를 기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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