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6월 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기념촬영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 사무국 제공
지난 2년간 국제사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이 마치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수호자인 것처럼 동어 반복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은 과연 어떤 국가이익을 얻었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도덕적으로 혹은 규범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며, 하루빨리 전쟁이 종식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한 국가의 정부 또는 외교의 최전선에 있는 정책결정자라면, 이 같은 상황을 오히려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웃음 뒤에 전략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중요한 외교 파트너들의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은 현재 매우 난처한 상황일 것이다.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미국 외교의 가장 우선순위는 중국 견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바로 '인토·태평양 전략'이다. 그러나 이 전략이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은 미국이 90년대 소련의 붕괴 이후 약 20여 년간 이어오던 '슈퍼파워'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미국은 일본, 유럽과 같은 전통적인 우방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202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여러모로 미국을 궁지로 몰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같은 우방을 매우 필요로 하는 상황이며, 이는 우리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최근 국제사회의 흐름과 미국의 입장에서 우리 외교부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또 하나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의 핵심적인 외교목표는 북미관계 정상화다. 이를 통해 북한의 체제, 즉 생존을 보장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바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북미정상회담 노력이며, 당시 북한은 2018년 5개국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와 부대시설을 폭파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고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북한의 입장에서 이러한 환경은 미국과 외교 협상테이블에서 협상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북한이 협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의 핵을 자국에게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인식해야 하며, 동시에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국제정세는 모든 관심이 우크라이나와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결국 지난해 북한의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최근 일련의 미사일 발사 등은 북한이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자연스럽게 한반도 위기로 이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 정부는 무작정 미국과 나토가 원하는 대로 적극적 협력을 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전략을 가지고 국가이익을 극대화했어야 한다. 우리 정부와 외교부가 취해야 할 전략은 지난 70여 년 동안 한국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인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과 '딜'을 했어야 한다. 튀르키예가 했던 것처럼.
예를 들어 윤석열 정부와 같이 보수 정권이라면,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실질적인 인하 조치를 얻어낸다든지 혹은 선거 당시 공략했던 전술핵 배치(물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좋은 안은 아니지만)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반대로 문재인 전 정부와 같은 진보 정권이라면, 미시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 조항 자체를 변경할 수 없다면 최소한의 예외조항을 이끌어 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마련하는 안이 있을 수도 있다. 거시적으로는 한반도 평화라는 하나의 외교 사안을 두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물밑작업을 할 수도 있다. 이미 우리 정부는 지난 2000년대 6자 회담을 성사시킨 성공 경험이 있다.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우리 정부가 마치 나토 회원국이 된 것처럼 동조하면서 과연 무엇을 얻었는지 알 수가 없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 정부가 진보정부인지, 보수정부인지에 따라 미국과 협상하는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 대통령이 2년 연속 우리가 속하지도 않은 나토 정상회의에 가는 외교 노력을 기울인 것만큼 또는 그 이상의 국가이익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번에 우리 정부가 나토에 동조하면서 그 어떤 실질적인 국가이익도 없었고, 이를 위한 협상 전략도 없었다면, 그것은 정부가 아니라 그저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호구'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다 한국 외교가 이렇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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