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저상버스. 교통약자인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 뿐만 아니라, 누구나 타고 내리는데 편리한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최수경
이러한 사회현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무장애 디자인(Barrier Free Design)' 개념으로 시작되어,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어린이,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을 위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받았다.
예를 들어 노인이나 장애인, 사고로 인한 일시적 곤란자를 위해 '특별한 척도로 대처'하게 된다면, '약자 배려'의 측면이 강조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니버설의 개념은 고령이나 어린이, 장애와 같은 개인의 사정의 문제가 아닌 '모든 사람'이 대상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2005년 'Accessible Tourism For All (모두를 위해 접근이 가능한 관광)'을 선언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하여 여행할 수 있는 무장애관광(barrier-free tour)이 가능하도록 제안한 것이다. 그 의미는 장애, 비장애인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의 관광이 아니라, 관광을 즐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자로 선정하고 노약자, 어린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장애인, 비장애인을 모두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부모님에게 등산은 어느새 옛이야기가 되었다. 연로해지시니, 언덕을 오르는 것도 힘들어 천천히 걷기로 일관하신다. 따라서 걷기에 적당한 국립공원이나 자연휴양림의 무장애탐방로를 찾아다닌다. 그러나 무장애탐방로라 하더라도 데크 바닥이 미끄럽고, 돌 턱이 두드러지거나, 계단이 적지 않게 있는 경우가 많다. 엄밀하게 무장애탐방로가 아닌 것이다.
이동권 확보라는 관점에서 교통약자인 고령자의 경우,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최고의 목적으로 여겨 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를 넘어 보행 자체가 직접적인 목표가 되었다. 국내 대다수의 관광지가 탐방로나 산책로, 둘레길 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은 여가보행 측면이 강조되는 사회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태안국립공원 탐방로의 해변길안전쉼터. 보행자체가 목적이 보다는 여가 보행의 측면을 고려하여 탐방로의 조성 및 설비에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최수경
국립공원의 경우, 모든 국민들이 국립공원 탐방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교통약자에 대해 배려하고 있다. 탐방로 등급제를 두어 탐방로가 자신에게 적절한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탐방로의 등급 기준은 거리, 경사도, 노면 상태, 요구되는 경험, 계단 유무, 걸리는 시간 등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 수준과 바퀴가 있는 이동 수단의 접근 가능성 등을 알게 되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
지자체 역시 유니버설 디자인의 조례를 통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시키고 있다. 저상버스나 버스 손잡이 높낮이가 다른 것,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피커, AI 케어 서비스를 구현하는 스마트 홈 등 유니버설 디자인의 이념이 담겨있는 예는 다양하다.
어느 도시고 굳이 노인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가 있다. 내가 사는 대전도 대전역 광장은 노인들의 집합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의자가 사람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돌 재질이나 천연 석재로 두른 화단 가장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본다. 노인들이 애용하는 의자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등받이와 팔걸이는 고사하고, 노인이 앉을 수 있는 적합한 높이도 아니다. 엉덩이가 닿는 부분은 외부 기온에 차가워지거나 햇볕에 과열되기도 한다.
노인은 고립감을 피하고 유대감을 키우고자 광장으로 나온다. 신체 기능의 저하와 관절 질환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휴식 시간은 많이 필요하다. 때문에 더 많은 의자가 필요하다. 노인들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공공의자에 앉아 주변 환경을 보는 것을 선호한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공원에서 자연을 즐기거나 주변 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우리는 누구나 나이 듦이라는 질병을 향해 가고 있다. 신체적·인지적·기능적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고령화를 꿈꿀 뿐이다.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것은 고령화사회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이념이 법과 정책, 사회 전반에 확산되도록 두 눈 부릅뜬 감시자가 될 필요가 있다.
▲오대산국립공원 내 무장애탐방로 표기판. 탐방로 등급제는 탐방로의 특징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표준화된 탐방로 등급을 제공함으로써 탐방객들은 그 탐방로가 그들에게 적절한 지를 알 수 있다.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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