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성용 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강사, 이동화 사단법인 아디 상임이사, 이선우 큐슈대학 중국철학사 석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기자가 서있는 곳이 이스라엘이 아니라 가자지구였다면
이스라엘의 한 기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마스가 이스라엘 아기의 목을 참수했다는 정보를 게시했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사진 등 근거는 없었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사실인 듯 언급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참가자들은 허위 정보 확산뿐만 아니라 한국 언론의 문제를 짚었다. 한국 언론 보도에 미국 언론의 시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문제와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만 취재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에는 이스라엘의 심리전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이 사태의 원인에 우리의 무관심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선우(큐슈대학 중국철학사 석사) "지금 한국 언론들은 대체로 지금 미국 언론을 그냥 받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허위 정보들 중에는 가끔 이스라엘 정부에서 만드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주는 허위 정보, 가짜 뉴스들도 좀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게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데서 뉴욕타임스 같은 데서 받아 쓰고 그걸 또 한국이 그대로 베껴 오니까요. 한국 언론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을 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꼭 세계가 무조건 이스라엘 편만은 아닐 수도 있다라는 걸 조금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최성용(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강사) "미국이 심리전 체계와 심리전 기구와 심리전 기술들을 성립하고 완성시킨 게 한국전쟁이었다라는 평가들을 학자들이 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스라엘은 여전히 그 연장선상에 있다라고 생각해요. 심리전이라는 게 여러 언론들을 데리고 이스라엘이 계속 뭔가를 할 수 있는 어떤 능력과 역량과 기술들이 있어서 가능한 거죠. 저는 한국 언론들도 그 영향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외신들 중에도 이 문제에 좀 더 합리적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구체적인 맥락들을 보도해 주는 매체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언론이나 목소리들이 이스라엘의 어떤 이야기들에 혹은 이스라엘의 심리전과 프로파간다에 훨씬 더 집중돼 있어요."
이동화(사단법인 아디 상임이사) "언론을 잘 보시면 그 기자가 도대체 어디 서 있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어디에 있냐면 이스라엘 쪽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 말을 듣고 이스라엘 군인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 사람들의 의견들을 기사화하죠. 만약 기자가 가자 지구에 서 있었으면 장벽을 봤을 거예요. 그리고 그 답답한 현실을 보고 피해 받는 사람들의 일상들을 들었을 것 같아요. 가자지구 사람들은 그 답답한 감옥에서,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장벽이 세워지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꿈꿨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하마스가 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최성용(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강사) "사실은 하마스가 저렇게 했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우리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그만큼 무관심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어떤 관심이나 여론도 보태지 않기 때문에 일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되고 그 관심이라고 하는 건 즉각적으로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좀 더 객관적, 합리적으로 보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죽거나 다치지 않게끔 내 입장을 만들어가는 일이고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이 진행되는 등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사상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복잡하게 꼬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
이선우(큐슈대학 중국철학사 석사) "한국 사람들이 탄핵 촛불 집회 이후로 '과격하고 공격적인 방식의 시위나 투쟁은 다 잘못이다'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퍼져 있는 것 같아요. 역사적 맥락을 알아도 그래도 잘못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시위도, 투쟁도 다 상호작용이라는 것,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그동안 대화를 거부해왔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한국 사람들도 반성을 했으면 좋겠어요."
최성용(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강사) "누가 잘못했냐도 중요할 수도 있어요. 근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일단 사람을 살려야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사람들이 무참하게 죽어나가고 있고 앞으로 지금 이 상태면은 더 죽어나갈 거예요.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그 한 인간 집단을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것을 제노사이드라고 하는데요. 조금만 더 나아가면 정말 제노사이드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화(사단법인 아디 상임이사) "일단 가장 시급한 건 종전이죠. 지상군 투입은 절대 안 되고, 종전을 선언해야죠. 이 사태의 모든 근본 원인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있거든요. 점령을 하고 차별을 하고 심지어는 인종 청소라고 불릴 정책들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공격과 학살과 종전과 반복되는 이 악순환은 멈추지 않습니다."
최성용(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강사) "하마스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부정의하고 고통스럽고 통증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국제사회가 듣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극단적인 갈등 형태로밖에 이야기할 수 없었던 거고요.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지금이라도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가면서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거예요. 설령 이번에 제노사이드로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음번에는 제노사이드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기회 근본 원인을 해결해 가는 방향으로 이 갈등을 전환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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