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스틸컷. 사야카와 선생님 츠보타의 모습.
글뫼㈜
결국, 변화한 것은 사야카다. 강한 의지를 갖고 목표를 향해 달려간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 사야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아카리와 츠보타는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인 사야카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한순간, 이제 사야카는 학교로부터 낙인찍힌 불량소녀가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가능성의 바다 한가운데 놓인 사야카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로는 갈 수 있는 것이다.
기초 학습 능력이 부족한 사야카는 초등학교 수준의 공부부터 시작한다. 천천히 하나씩 배워나가며 비로소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사야카지만, 언제나 좋은 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아무리 해도 늘지 않는 성적과 심리적 압박감, 아빠와의 불화로 때때로 절망을 느끼기도 하지만, 사야카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게이오대학에 합격한다.
심드렁하게 영화를 보기 시작했던 나는 어느새 사야카의 힘겨운 레이스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누군가를 이토록 응원했던 적이 있었던가. 냉소적인 걸 시크하다고 착각했던 내가, 누구보다 쿨하다고 자부했던 내 마음이 이토록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가슴이 두근거렸다. 온몸에 피가 돌았다. 사야카의 가능성을 보면서 나는 무척이나 기쁘고 반가웠다. 나에게도 가능성이 생겼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는 믿음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생 때 좋아했던 국어 선생님의 권유로 나는 작가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지만, 사야카처럼 노력하지 않았다. 어려움에 봉착하면 쉽게 포기했고 항상 나중으로 미뤘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는 제대로 된 글 한 편 쓰지 않았다. 내가 여전히 작가 지망생일 수밖에 없는 구차한 변명을 하며 또, 남 탓을 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10년을 또, 아니 평생을 그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냉소는 가능성을 가로막는다. 누군가로부터 "너는 안 돼"라는 얘기를 듣는다면 이제부터 당당하게 거절하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너는 안 돼"라는 얘기도 함부로 하지 말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무조건적인 긍정이 아니다.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선의를 가지고 응원해주고 싶다면 현실적인 조언과 구체적인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자는 것이다. 그것이 힘들다면 적어도 저주의 말을 퍼붓지는 말자. 아무도 누구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다.
사야카의 변화는 단지 사야카만의 변화가 아니다. 사야카의 변화로 인해 우선 내가 변했다. 이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도 적잖은 심적인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변한 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모두에게 있는 힘껏 전달하려 한다. 말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 말이 모두에게 전염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다음 필자는 김소영 작가입니다. 나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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