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이 실태조사 발표회를 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
이번 사건에서 확인되듯 사회복무요원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 관련 업무지시가 여전히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일 사회복무요원들은 대체적으로 복무지의 좁은 인간관계와 병무청의 안일한 대응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제도 설계가 잘못된 탓에 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에게는 개인정보 관련 업무를 빼면 이렇다 할 업무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복무환경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A씨는 "개인정보 취급 업무를 주면 처벌받는다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기도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공무원도 노동자도 아닌 우리는 담당자가 시키면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냥 할 수밖에 없다. (부당 업무지시를) 신고하면 누구인지 알 수밖에 없는 구조니까, 교육 등을 통해 처음부터 이 같은 지시가 없게끔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늘도' 개인정보 취급 업무를 수행했다는 현직 사회복무요원 B씨는 "너무도 당연하듯 (개인정보 업무를) 맡게 되었다"며 "업무지시를 거부할 경우 받게 될 시선 때문에 거부하지 못했다"고 했다.
B씨는 "질병 등을 이유로 민원 응대나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에 어려움이 있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많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 개인정보 관련 일을 하지 않으면 자리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개인정보 관련 업무를 안 하게 되면 가끔 전화를 받아 메모를 남기는 정도의 일만 남을 것 같다. 이는 제도를 설계할 때 어떤 일을 줄지 정하지 않고 무작정 복무기관을 선정해 생겨난 부작용인 것 같다"고 했다.
현직 사회복무요원인 C씨는 "오늘도 타인의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등록증을 복사하는 업무를 했다. 이와 관련해서 병무청 복무지도관에게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복무지도관이 한 답변이 잊히지 않는다"며 "복무지도관이 '잠깐 보는 정도는 괜찮다'고 했다. 병무청의 안일함이 개인정보 관련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 하은성 사무처장은 "최근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국비 지원이 폐지되고 급여가 인상됨에 따라 사회복무요원 배정을 희망하는 복무기관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 때문에 병무청은 각 복무기관을 관리·감독하기는커녕 되레 복무기관 눈치만 살피고 있다. 개인정보 관련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 미흡도 이 같은 기이한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사무처장은 "개인정보 관련 업무지시를 비롯한 각종 사회복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복무지도관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현재 병무청은 약 6만 명에 달하는 사회복무요원을 사실상 복무기관에 방치하고 있다. 병무청은 사회복무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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