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검사장은 "내가 검찰국장으로 가게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게 '포획'이라는 말"이라며 "나도 포획됐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권우성
2019년 7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임명된 직후 단행된 일련의 검찰 인사는 윤석열 사단이 검찰을 장악하는 정점으로 평가된다. 그때 이 검사장은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가게 된다. 당시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을까? 이 검사장은 "내가 신임 검찰국장으로 가기 전에 주요 보직을 대거 윤 사단으로 임명하는 인사안이 (윤 총장과 윤대진 전임 검찰국장에 의해) 짜여져서 장관 결재까지 받아서 밀봉돼 있었다"면서 "그렇게 통째로 다 해서 밀봉한 다음 새로운 국장한테도 보안으로 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밀봉 인사'가 가능했을까? 이 검사장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교체 예정인 박상기 법무부장관, 곧 후임으로 지명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가 "윤 총장뿐만 아니라 윤석열 사단을 믿은 것"이라며 "믿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조국 장관이 사퇴할 때쯤에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 조국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은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인사 얼마 후, 모두 알다시피 조국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된다. 이 검사장은 조국 수사가 '검찰개혁론자와 검찰주의자의 대결'이라는 시각에 동의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검찰주의자인 것은 알려진 일이다. 검찰주의자는, 검찰의 권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형사처벌을 위한 권력이 아니라 이 사회를 변혁하고 정화시킬 수 있는 정의로운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검찰주의자들은 검찰은 당연히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어야 되고, 선악을 판단할 때 웬만하면 오류를 범하지 않고, 적은 인원으로도 무한대의 능력을 낼 수 있는 그런 집단이라고 생각하고, 또 조직 내에 비위나 비리가 있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의 문제이지 검찰 전체는 항상 청렴하고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러니 국민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면,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거다.
그래서 조국 장관이 온다고 할 때, (검찰 내부의) 여러 사람이 내게 얘기를 해줬는데, 아마 (조국 장관이) 제도적으로 검찰의 권한을 많이 뺐을 거다, 또 그에 상응하는 인사를 할 거다, 그런 두려움이 많이 있었다. (당시 인사청문회 당일 정경심 교수를 전격 기소했는데) 공소장에 일시, 장소, 위조 방법이 특정되지 않은 기소였지 않나. 그때 내가 느꼈던 것이, 이게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이다. 또 조국 장관이 온다고 하니까, 기선제압, 요즘 말로 선빵을 날린다? 이런 측면이 있다고 본다."
이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면서 "그 증거가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정부는 적폐청산 수사를 위해 검찰에 너무 많은 힘을 실어줬고, 또 윤석열 사단을 너무 신뢰했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장은 "내가 검찰국장으로 가게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게 '포획'이라는 말"이라며 "나(이 검사장 본인)도 포획됐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문 정권 수뇌부가 광범위하게 윤석열 사단에 의해 포획돼 있었다는 뜻이다.
이 검사장은 검찰국장 시절 윤 총장에 의해 임명된 검찰국 과장(5명) 등 부하 검사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서 개혁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여럿 있었고, 심야에도 전화해서 뭐 그러지 마라, 이런 사람도 있었고."
- 그러지 말라는 게, 검찰 개혁 방향으로 가지 마라? 왜 조국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같이 하려고 하느냐?
"그런 취지의 말이었다."
"검사들끼리는 '윤은 꼭 부잣집 중2 같다' 평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10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동취재사진
이 검사장은 가까이서 지켜본 '인간 윤석열'에 대해 화를 많이 낸다면서 "화를 낼 때 그냥 내는 것이 아니고, 그 화를 참지 못해서 크게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뭐니뭐니 해도 술을 잘 마신다"면서 "내가 경험한 바로는 술에 관한 한 필적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검사장은 종합적인 인물평으로 '부잣집 중2'를 언급했다.
- 윤석열 대통령은 뭔가 부잣집 중2 같다, 이렇게 얘기한 적도 있다고 하는데, 그거는 어떤 의미인가.
"윤석열 총장 관련해서 평가를 할 때, 절제된 말을 안 하고 약간 말을 험하게 한다든가, 또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 질의에 책상을 친다든가, 또는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큰소리로 화를 낸다든가, 한동수 감찰부장 증언에서도 보다시피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막말을 했다든가, 이런 걸 보면 꼭 중학교 2학년 같다고 저희들끼리 많이 평가를 했다."
- 그 저희들끼리가 누구?
"같이 근무하는 검사 동료들."
- 중학교 2학년의 의미는 철이 없다는 건가.
"아무래도 중2병이란 말이 있듯이 자기 통제가 안 되고 이런 느낌."
- 부잣집 철 없는 중2 같다 이런 얘기를 검사들 사이에서 할 정도면, 그런 분위기를 감지한 검사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건가.
"아는 사람은 꽤 있다. 그게 검찰 내부의 일이고 검찰총장에 관한 일이니까, 아무래도 쉬쉬 하고 말을 안 했을 거다."
이 검사장은 '대통령 윤석열'에 대해 "검찰에서 배운 지식, 상황, 경험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있는데, 과연 진짜 국민들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정치를 할 수 있고,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숫자보다 실제 민심은 더 안 좋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개선될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도 회복 회의적… 검찰이 사는 방법이 뭘까?"

▲이성윤 검사장은 검찰 내부에도 "이 정부에서 검찰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거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권우성
이 검사장은 "현 정권이 검찰공화국이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정치검찰을 넘어서 검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원래 검찰에는 '특검이 예상되면 특검 아니라 특검 할아버지가 와도 밝힐 게 없을 정도로 확실히 수사를 하라'는 말이 있다"면서 "지금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특검이 예상되는데,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할까? 나는 안 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이 예전에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면서 "살아있는 권력 수사 얘기하던 검사들 다 어디 갔는지, 윤 정권은 살아있는 권력이 아닌지, 그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내부에도 "이 정부에서 검찰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거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검찰의 장래에 대해서 고민을 참 많이 하고 있는데, 하... 검찰이 사는 방법이 뭘까,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그렇다. 사건에 관해서는 누가 와도 누가 처분을 해도 같은 사건에 대해서 같은 결론이 나오게 해야 된다.
두 번째는 검찰 수사에서 피의사실을 흘리든 공표든 뭐든, 언론에 알리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 된다. 관계자의 인권을 말살시키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세 번째는 검찰 권한을 좀 내려놓고 할 부분만 집중하는 게 어떠냐. 검찰이 수사, 수사지휘, 기소, 재판, 집행, 모든 분야에 관여를 하지 않나. 이제는 내려놓고 검찰도 좀 견제를 많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
이 검사장과의 인터뷰 전체 영상은 유튜브 오마이TV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바로 보기 클릭).
https://youtu.be/hK8T5roks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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