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민자휴게소 운영사의 자본변동표(2022년말 기준)대부분의 민자휴게소는 이미 투자자본 전부가 손실되었거나 향후 3년내 완전자본 잠식에 빠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K-휴게소
2022년 기준, 주요 민자휴게소 운영사(SPC법인)의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회사가 심각한 적자 누적 상태입니다. 일부 회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고, 다른 회사들도 앞으로 획기적인 손익 개선이 없다면 1~3년 내 완전 자본잠식이 예상되었습니다. '자본잠식'이란 투자한 돈을 모두 잃고 나아가 현금흐름이 끊겨 휴게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민자사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수많은 인력을 쏟아부은 결과가 '성장'과 '이익'이 아니라 '적자'와 '폐업 위기'인 것입니다. 민자휴게소에서 적자가 급증한 이유는 운영사의 방만한 경영 탓이 아닙니다.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 도로공사의 높은 임대료 ▲ 과다한 시설투자로 인한 금융비용 ▲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의 급격한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앞으로 민자사업은 더욱 힘들 것이고 이전보다 두 배가 넘는 투자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과거 100억 원에 지었던 건물을 이제 200억 원, 앞으로는 300억 원에 지어야 합니다. 인건비, 공과금과 같은 관리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많은 투자비를 한정된 사업 기간 내 회수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민자휴게소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영업이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자 유치에 가장 큰 리스크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절대 입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민자휴게소에 매장 유치를 위해 뛰어다녔을 때 브랜드사 임원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입니다. 한 술 더 떠, 백화점 관계자의 말도 전해 들었습니다.
"휴게소에 입점한 브랜드는 앞으로 백화점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중이용시설입니다. 1일 교통량은 460만 대에 달하며, 1일 이용객 또한 180만 명이나 됩니다. 휴게소에 자사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옛날이야기일 뿐입니다. 권위적이고 낡은 도공 시스템과 공급자 편리를 우선하는 의사결정은 소비자의 외면을 불렀고, 결국 '휴게소를 브랜드의 무덤'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재 민자휴게소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도공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어디서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악조건의 시장에,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민자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후발주자는 투자를 결정하기 전, 필수적으로 시장조사를 거칩니다. 기존 사업자의 손익도 들여다보고 면담을 통해 정보도 요청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얻은 정보의 결론이 "투자 부적합"을 가리키고 있는데, 도공의 장밋빛 '사업공고'만 보고 막대한 투자를 결정할 민간기업이 더 있을까요?
지금 민자휴게소를 운영하는 회사들도 과거에는 황금알을 낳는 휴게소를 꿈꾸며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휴게소 시장이 급격한 쇠락을 보이는 동안 상생협력의 정신으로 함께해야 할 도공은 민자휴게소를 외면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향후 민자 유치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도공은 어떠한 문제 해결 없이 목감휴게소와 대합휴게소에 새로운 민자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그 뿐 아니라 올해 임대휴게소로 전환되는 선산, 서산, 홍성, 대천, 덕유산, 고창고인돌휴게소, 그리고 신축 중인 양평휴게소에 대해서도 부분적인 민자 유치를 추진 중입니다. 지금 민자휴게소는 위기입니다.
'민자휴게소의 위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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