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햄버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4일 오후 서울의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의 모습.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의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1% 올랐다.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2004년 7월(19.0%) 이후 1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햄버거의 물가 상승률은 2월 7.1%에서 3월 10.3%에 이어 지난달 17%대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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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이 사람들의 미래 인플레이션 예측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한 적이 없다. 그렇지만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항상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해 왔다.
이런 '보이지 않는 변수에 대한 기이한 믿음'은 특정 경제학파 이론에 대한 '종교적 믿음' 혹은 집착처럼 보이게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른 경제학파의 이론과 분석에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 오만한 태도다.
더 기이한 점은 한국은행 스스로 설명하는 인플레이션 원인과 금리 인상의 이유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물가 급등이 한창이던 2022년 6월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해 "우리나라 2022년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4%)에 대한 해외 요인의 기여율"이 56.2%(18쪽)라 추정했다.
다른 말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중 약 3%는 해외 요인에 의한 상승이고, 나머지 2.4%만이 국내 요인에 의한 상승이란 의미이다. 해외 요인이 불변이었더라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란 뜻이다. 산업연구원 등 여타 경제연구기관들에서 발표한 결과 또한 이와 유사하다.
이 국내 요인에 의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또한 과장됐을지도 모른다. 해외 요인은 두 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 첫째,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것(원유, 가스, 곡물, 그리고 기타 원자재 및 중간재 등)의 '달러화 가격'의 상승이다. 이는 국제시장에서 결정되고, 우리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요소다. 둘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의 하락(환율 상승)이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품의 원화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 가지 요인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랐다. 이는 다시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수입품 가격이 직접적으로 물가를 상승시킨다. 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가정에서 소비하는 가스비가 오르는 현상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둘째,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 '간접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소비하는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가령,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운송에 필요한 유류비(트럭에 들어가는 경유 가격)가 상승하고 생선회 가격도 오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 요인이 이 '간접 효과'를 포함했는지 불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국내 요인에 의한 2.4% 소비자물가 상승률조차 과장된 수치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왜 그렇게도 갑자기 많이 올랐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여기서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이 또한 논쟁적이기 때문이다. 경쟁하는 주요 견해를 간략히 정리하면, 네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주류 경제학자 대부분은 '과잉수요'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여기에는 너무 낮은 실업률과 임금상승이 포함된다. 긴축정책(즉,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논리와 일관된다.
둘째,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했기 때문이라는 연구다. 즉, 수요가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공급이 부족하거나 원활하지 않아서란 주장이다. 전반적인 공급부족이 아니라 일부 산업 혹은 상품의 병목현상이 문제였다는 주장도 여기에 포함할 수 있다.
셋째, 원유와 원자재의 독점기업들이 과도하게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금융 자본이 '원자재에 투기'했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글로벌 금융 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된 데에는 소득 불평등이 주된 원인이다. 주류 경제학자들의 첫 번째 주장을 제외하면, 금리 인상은 부적절한 대응이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의문들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非)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의 연체율까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81%)보다 0.43%포인트(p) 뛰었고,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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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2.4% 상승했다고 역사상 가장 빠르게 금리를 인상한 결정이 옳은가? 이 질문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해외에서 벌어진 일로 물가가 올랐는데, 왜 '국내 수요'를 줄여 경제를 악화시키고 실업을 더 많이 양산해야 한다는 말일까? 한국은행이 믿는 인플레이션 이론과 정책 패키지에는 왜 해외 충격에 대한 대비책은 없는 것일까? 왜 재정정책이나 행정적 규제/통제 등은 고려조차 하지 않을까?
한국은행의 정책 선택은 왜 그렇게 하나에만 집착할까?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높은 가계부채(1860조+전세보증금)와 자영업자 부채(약 1020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주택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는 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대출 규제와 사회적 주택 공급 확대 등 '핵심 정책' 대신, 곁다리 정책으로 일관했다. 끝없이 오르는 주택가격을 보면서 모두가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사재기에 나섰고, 그 결과 가계부채는 천정부지로 불어났다.
다른 한편, 우리나라 경제에서 자영업자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과도하다. 이들은 내수에 의지하는데, 내수는 허약하다. 극심한 소득 불평등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까지 시행됐다. 그 결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채가 급등했다.
이 모두 저금리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국은행 포함 전 세계 중앙은행은 물가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우선순위에는 인플레이션의 비용이 매우 크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그런데 정작 집값과 주거비가 폭등할 때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방관해 가계부채만 불려 놓았다. 가계부채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에 다다른 지금에 와서야 인플레이션 비용 증가를 막겠다고 나서고 있다. 작은 충격에도 터져버릴 듯 부풀어 오른 풍선처럼 가계부채가 위태한 상황에서, 금리를 급격히 올린 것이다. 그것도 물가 상승이 해외에서 벌어진 일 때문인데 말이다. 여기에다 대고, 경제를 침체시키고 억지로 실업자 더 만들겠다고?
'쓸만한 인플레이션 이론'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들은 한 가지 이론에만 집착한다. 이런 행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종교적 믿음'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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