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6월 3일 자 <매일신보>에 실린 "신품, 커피 포트"
국립중앙도서관
그렇다면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1인용 커피포트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서구에서 나온 커피 관련 기록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모든 커피포트나 커피메이커는 다인용뿐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옛 기록에 명확하게 "독신자용"이라고 표시된 커피포트가 보인다. 1939년 6월 3일 자 <매일신보>에 보면 "신품, 커피 포트"라는 제목의 기사가 등장한다. 사진과 함께 소개된 이 제품은 바로 독신자를 위한 1인용 커피포트다. 이미 이 신상품 소개 이전에 독신자용 커피포트가 있었으나 문제가 있어서 개선한 것이 이때 소개된 독신자용 커피포트였다.
이전에 나온 1인용 커피포트는 위에 뚫려 있는, 커피 가루 넣는 부분이 얕아서 "뜨거운 물에 채이는"(물에 커피가 적셔지는) 부분이 비교적 얼마 안 되는 것이 큰 결점이었다. 새로 나온 제품은 그런 결점을 보충한 것이었다. 즉, 커피 가루를 넣는 부분보다 물을 넣는 부분이 넓어진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당시 서구에서 주로 사용되던 방식인 철로 만든 커피포트가 아니라 도기로 된 커피포트였다. 이 기사에서 "창작" 발매케 되었다고 한 것이 그동안 없던 '독신자용'이라는 용도를 강조한 것인지, 철제가 아니라 '도기' 제품이라는 소재를 강조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두 가지 다 해당하는 나름 독창적인 커피포트였던 셈이다. 이 창작품을 개발한 것이 조선인이었는지 일본인이었는지, 조선인 회사였는지 일본인 회사였는지는 기록하지 않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린다면 이 제품 개발을 부추긴 것은 독신자의 불편함에 대한 배려였다. 기존의 커피포트가 너무 커서 독신자가 사용하는 데 불편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쟁 속에서도 새로운 창작품을 만드는 데는 열심이었다. 그 출발점은 다수의 필요성이 아니라 소수자의 불편함에 대한 배려였다. 소수에 대한 배려, 당시나 지금이나, 못살 때나 잘살 때나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할 덕목이다.
(유튜브 '커피히스토리' 운영자, 교육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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