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복합의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 방산, 인프라 건설을 언급했다. 철강, 알루미늄, 정유, 종이, 자동차, 반도체 수출이 무너지는 마당에 원전, 방산으로 수출 돌파가 되겠는가? 세계는 이제 기후정책이 경제의 중심인데, 우리나라 기후정책은 아직도 변방일 뿐이다.
탄소국경세와 관련한 대응 정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의 기후정책을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출발이 늦은 우리나라는 이제 뛰어도 안 되고 날아가야 앞선 기후정책을 따라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기후정책을 경제, 무역, 일자리의 중심에 두고 법과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 문제는 산업이다. EU는 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62%(2005년 기준) 줄이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10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할 때 산업 부문은 2030년 감축목표가 14.5%(2018년 기준)에 머물렀다. 당시 산업계는 이것도 많다고 반발했다. 수출을 하려면 우리 산업계도 EU의 목표를 수용해야 한다.
둘째, 탈탄소를 정책 중심에 둬야 한다. 지난해 10월 25일 애플은 자사 공급망 200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함)에 2030년까지 탈탄소를 요구했다. 해당 기업들과 연결된 공급망들에도 탈탄소를 요청했다. 매년 이행 상황도 점검하겠단다. 애플은 지침으로 ▲ 청정에너지로 75% 온실가스 감축 ▲ 조림 등 땅을 회복해 25% 온실가스 흡수 ▲ 기후피해 주민공동체가 주도하는 기후 회복을 제시했다.
애플은 선도자동맹(First Movers coalition)의 핵심 기업이다. 선도자동맹은 애플, 구글, 아마존 등 60개 글로벌 기업이 자신들의 구매력으로 온실가스를 해결하고자 만든 조직이다. 이들 기업의 자산 규모는 9조 달러(약 1경 1200조 원)에 달한다. 애플에서 시작한 선도자동맹의 탈탄소 요구는 향후 거세질 것이고, 이것은 현실이다.
셋째, 탈탄소 전환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탈탄소 전환 시 없어질 일자리(자동차 10만 3천 명, 석탄발전 9600명 등), 에너지 빈곤층, 영세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직접 지원을 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적으로 일자리, 청정에너지, 산업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 점은 EU에서 배울 바가 있다. EU는 탄소국경세와 함께 탈탄소 전환 피해자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후기금'을 동시에 합의했다. 기후 피해 주민, 에너지 빈곤층, 영세기업을 보호하는 사회적 기후기금 정책을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탄소국경세 대응에 실패하면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해온 제조업들은 해외로 이전할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미국에 이전한 우리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는 하지 않던 녹색투자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후정책이 있어야 기업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 무역, 일자리의 중심에 기후정책을 두고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 이제 3년 남은 탄소국경세 제도 시행을 앞두고 우리 정부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오기출 / 푸른아시아 상임이사(소셜 코리아 운영위원)
오기출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겸 '소셜 코리아' 운영위원은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7년부터 기후위기 현장에서 기후난민들의 자립을 지원해온 기후운동가입니다.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ICE)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유엔사막화방지협약 CSO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관심영역은 ▲ 무역에 온실가스가 포함되면서 구성되는 세계질서 변화 ▲ 기후위기와 인권, 식량, 전쟁, 테러의 상호 관계 ▲ 기후위기로 땅, 공동체가 붕괴된 마을 공동체의 자립과 생태복원입니다. 주요 저서로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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