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인원의 거리두기 생태여행코로나가 어느 정도 완화된 시점 실외 마스크 권장인데도 참가자들은 의무와도 같이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최수경
역사적으로 감염병은 시대전환을 이루었다. 14세기 흑사병 이후 종교개혁과 르네상스가 있었고, 15세기 천연두 이후 인구감소로 인해 초원지대가 회복되었다. 19세기 초 콜레라는 도시의 상하수도와 위생시설 등 인프라의 중요성과 의료 전문화를 이뤘고,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은 1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가져왔다.
코로나19는 마스크 사려고 약국 앞에 선 줄, 1m 거리두기, 비대면, 배달 음식, 캠핑 급증, 시골 노인정 등의 사회복지시설 휴관 등 다양한 풍속도를 만들어냈다. 포스트 코로나는 지구촌과 세계화, 스마트 정부, 언텍트 문화, 산업과 기술의 전환, 교육과 에너지, 안보관리, 위기 속에 협력이 필요한 새로운 공동체 등 전환이 일어났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생활과 경제 활동 제약에 국민 불안과 피로도는 증가했고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향한 조치로 법정 감염병 1급에서 2급으로 낮추고,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격리기간 단축 등 방역지침 완화를 논하고 있다. 방역지침 완화는 곧 국민 스스로가 자율성을 관리해야 함을 말한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의 특성상 여전히 사생활의 침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자율성 제한의 고리에 묶인 채, 자율성 허용이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안정적인 균형점을 찾아 위드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숙제는 시민의 몫이 되었다.
정부와 국가 중심의 K-방역 외에도 민간 등 다양한 주체가 중심이 되어 위기 속에서 협력을 이루어낸 새로운 공동체들이 K-방역에 일조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있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이동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다. 자영업자의 희생 등 시민의 자율적 대응 역량이 모아졌다.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 조정과 협상 그리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재난에 대응하는 네트워크를 학습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인류가 그 이전의 모습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모든 분야에서 앞으로의 미래는 보다 빨리 변화될 것이다. 위드코로나 시대,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인내와 헌신에 기댈 수 없다.
정부는 각각의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과 역량을 다 할 수 있도록 정책 수단을 내야 한다. 국민은 위기 속에서 협력을 이루어낸 공동체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타자에 대한 배려, 협동과 참여, 스스로 높은 수준의 윤리적 삶이 요구된다.
자율적인 격리 기간에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의 선행과 타인의 배려가 더욱 소중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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