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독립기념일엔 멕시코 국기에 담긴 삼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으로 사람들이 치장을 한다.
멕시코 대통령처
16일, 독립기념일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의 설렘은 농밀해졌다. 코고 작은 가게들은 대목을 맞아 모든 것을 삼색으로 치장하리라 맘먹은 듯했다. 사방 어디에 눈을 둬도 그 곳에 삼색이 있었다. 소비 수준 기준으로 멕시코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정도는 아니지만 '조국의 달' 특수는 곳곳에서 느껴졌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지난 2년 동안 독립기념일 행사가 없었던 탓에 올해는 작심하고 이 날을 즐기리라 하는 굳건한 의지들이 여실히 느껴졌다.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 9월 초 학과 차원의 독립기념일 파티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독립기념일을 며칠 앞 둔 지난 월요일(9월 12일) 공문이 내려왔다. 독립기념일 하루 전날인 9월 15일에 모든 수업이 휴강된다는 소식과 당일 전 직원이 멕시코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점심을 같이 먹으며 연회를 즐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9월 15일, 수업이 휴강 되었으니 출근하지 않고 16일(금요일)부터 이어질 연휴를 늘려 볼까 생각하였지만, 전 직원 연회에 빠질 수 없었다. 학교에 나가보니 다들 멕시코 국기에 들어간 삼색 장식을 몸 어딘가에 두르거나 걸치고 점심에 있을 잔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직원들에게도 음주가 엄격히 금지되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복도 한 편에 맥주가 가득 쟁여진 커다란 얼음 상자가 놓여 있었다. 오전 일정은 정상 근무였지만, 일손이 잡힐 리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맞춤 음식이 도착하고 당일을 위해 특별히 허락된 맥주 상자가 연회장 안으로 들어왔다. 여느 파티 같았다면 늦은 밤까지 이어짐이 당연하겠으나 저녁 전 마무리되었다. 멕시코에서는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오후였고 그날 밤 행복한 조국의 달 모든 일정 중 클라이맥스인 '엘 그리토(El Grito, 외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