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역사박물관 외부 전시물 안내판을 살펴보고 있는 학생들(구일중)
최준화
가독성을 높이는, 글쓰기의 기본인 문단 들여쓰기조차 하지 않아 더욱 아쉽다. 수행 학습을 위해 친구들과 이곳을 방문한 구일중학교 장지혁 학생(1학년)은 "전문적인 단어들이 쓰이다 보니까 전문 지식이 먼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장지혁 학생은 친구들과 한목소리로 쉬운 안내문이면 역사 유물과 더 친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보존과학과 관계자는 2018년 설치 당시 이 분야 관련 학계 전문가에게 의뢰하다 보니 생긴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한자어로 된 전문 용어의 경우 실제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면서 최대한 관람객 수준에서 다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주로 문화재 안내문이 많은데, 일부 안내문이 난해한 문장뿐 아니라 어려운 한자어로 구성되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와 함께 박물관에 방문한 한 가족(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은 안내문 내용이 많고 길어서 내용 파악이 어렵고, '훼철', '준설', '환어' 등 어려운 용어로 쓰여 읽기가 어렵다고 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시의 역사를 알리기 위한 장소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시민에게 개방된 공간이니 되도록 쉬운 어휘로 읽기 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성벽 훼철 결과'와 같은 표현은 '성벽을 헐어서 치운 뒤'와 같이 풀어쓰는 것이 적절하다.
좀 더 배려해야 할 누리집 언어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알림글
김슬옹
누리집은 그 기관의 얼굴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므로 역시 언어 사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큰 문제는 없으나 관습적으로 또는 상투적으로 표현한 문구들은 고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의 '박물관 설립 목적' 가운데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기관으로서 서울의 이미지를 제고하여 세계 속의 서울의 위상을 높임"이라는 항목에서 '서울의 이미지를 제고하여'라는 표현은 '서울 이미지를 높여'와 같이 바꾸면 더 좋다.
'안전신고센터 운영 알림'에서 "박물관내 위험요인 발견시 신고"는 공공기관의 상투적인 표현으로 "박물관 안에서 위험이 발견될 때는 얼른 신고"라는 식으로 바꾸면 실제 안전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현장에서 위험이 발생할 때 이와 같은 온라인 신고는 불필요하고 이 알림글의 목표도 그런 내용이 아니라는 데 있다.
위 안내를 눌러 들어가면 "본 게시판은 박물관의 위험요인(넘어짐, 끼임 등) 발견 시 신고하실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많은 직원 및 관람객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다.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또는 사건 후 개선 건의안을 안내하는 글이므로 이에 맞게 정확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시민이 만들어 가는 서울의 박물관"을 크게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시민을 고려한 언어를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마침 전반적으로 관람객 수준으로 언어 표현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