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피란민 만나는 독일 외무장관안나레나 배어복(가운데) 독일 외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하노버 박람회장에 마련된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용소를 찾아 피란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난민 수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3.21
연합뉴스
당시에도 독일 정부는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았다.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하고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회의 분위기는 나뉘었다. 난민 지원을 위한 연대도 물론 컸지만, 배제와 차별, 혐오도 컸다. 난민과 이슬람 혐오를 동력 삼아 극우세력이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다른 외양과 문화를 가진 난민과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다른 건 본능적인 일일 테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 사이에서도 인종에 근거한 차별 사례가 보고됐다. 우크라이나에서 체류하던 아프리카 국적의 교환학생들이 폴란드 국경을 넘지 못하고 격리된 것이다. 유럽 난민과 비유럽 난민 간의 불평등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분법적 접근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5년과 2022년, 독일 현지에서 난민 지원과 연구를 수행한 독일 정치+문화연구소장 이진 박사는 "지금 독일 사회의 강한 연대는 비유럽과 유럽 난민의 차별보다는 침략 전쟁을 막고 명백한 피해자 편에 서야 한다는 역사적 책임 의식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민주주의 및 전후 질서에 대한 권위주의의 도전이 유럽 안팎까지 뒤흔들자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진영을 넘는 공감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동시에 "2015년 경험의 장점은 살리면서 당시 부족했던 점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독일 사회의 움직임은 평가할 만하다. 이런 논쟁을 해야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사회의 갈등능력과 문화적 감수성이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잣대에 대한 자성
이중잣대(Doppelmoral)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독일 사회에서 스스로 나오고 있다. 지금의 난민 지원 정책은 물론 옳다. 하지만 2015년과의 차이점, 난민 대우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논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풍자 영상도 독일 공영방송의 온라인 콘텐츠다. 영상 아래에 달린 댓글에는 '슬프지만 진실', '핵심을 지적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고등학교 졸업장 없이 대학 입학을 허가한 교육 당국의 결정에 베를린 시의원 마르셸 홉은 "그건 전적으로 옳은 결정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모든 난민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구조적 불평등은 법적으로도 의문스럽고, 의도치 않았더라도 차별적인 절차를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유럽 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에 대처하며 지금까지의 난민 정책을 되돌아 볼 기회로 삼고 있다. 이진 박사는 "우크라이나 피난민 중 스스로 난민이라 여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도움 받아야 하는 상황에 난처해하며 한시라도 빨리 자립하고자 하는 이들이 일상인으로서의 주체성을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난민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최근에는 전쟁 난민뿐 아니라 기후난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양한 환경의 난민을 받아들이며 독일 사회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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