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왼쪽)와 히틀러
위키피디아 퍼블릭 도메인
이렇게 시작된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의 에스프레소 문화가 라틴계열인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이어서 스위스,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그리스 그리고 대륙을 넘어 오스트레일리아로 퍼져나갔다. 고급 아라비카종 커피에 저급 로부스타종 커피를 혼합하여 강하게 로스팅하고, 빠른 속도로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새로운 문화가 출현한 것이다.
로스팅을 강하게 해서 거의 숯 색깔이 나는 원두를 만들었고, 기계를 이용하여 내리는 시간을 확 줄인 새로운 커피의 세계였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여 갈색 크레마(거품)가 형성되는 새로운 음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로부스타종 커피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맛이 부드럽지 않다는 이유로 커피 애호가들에게서 외면당해 왔던 싼 커피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아라비카종 커피와 섞어 에스프레소를 만들면 강한 향과 진한 크레마를 형성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미국에서는 한동안 수입 자체가 금지되었던 로부스타종 커피의 소비가 에스프레소의 유행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에스프레소의 유행과 함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우간다를 중심으로 한 중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로부스타종 커피 재배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등장 초기에는 기계에서 내린 에스프레소 그대로 진하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무솔리니 시절에는 출근 길에 스탠드바 형식의 카페에서 선 자세로 급히 마시고 일터로 향하는 문화가 등장하였다. 에스프레소에 다양한 첨가제를 넣어 마시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였다.
요즘 카페처럼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타서 제공하는 아메리카노 문화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등장하여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동안 유럽 카페에는 아메리카노도 없었고, 미국식 대형 기업에서 제공하는 획일화된 원두도 없었다. 그들은 이윤이 아니라 커피를 지향하였다. 에스프레소는 유럽 커피 문화의 상징이다.
같은 양의 에스프레소에는 카페인 함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통 에스프레소는 28그램 정도의 소량을 데미타세라고 하는 전용 잔을 이용해 마시기 때문에 큰 머그잔에 150~200그램 정도를 마시는 아메리카노나 드립커피 한 잔에 함유된 카페인 양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64.5밀리그램 수준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카페인 하루 최고 섭취량은 성인 기준으로 400밀리그램, 청소년은 몸무게 1킬로그램 당 2.5밀리그램이다. 몸무게 50킬로그램 청소년의 경우 125밀리그램으로 에스프레소 2잔 정도는 안전하다. 안전하지만 매우 쓰다는 것이 함정이기는 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