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국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0.10.26
공동취재사진
그런데 가해자는 끝까지 구속되지 않았다. 5월 25일 대대장은 유가족에게 청구해봐야 발부가 안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20비 법무실장의 답변을 전했다. 가해자는 사건이 언론에 폭로되고 여론이 들끓자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첩된 직후에야 구속된다.
피해자가 유명을 달리해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군정권자인 참모총장이 직접 참모인 법무실장에게 지시하고, 유가족도 합리적 이유를 들어 강력하게 요청하였는데도 구속은커녕 영장 청구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성용 총장으로부터 가해자 구속 검토를 지시 받았던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지난해 국방부 검찰단으로부터 이 중사 사망 사건 관련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개별 부대에서 진행하는 사건은 일일이 포괄적으로 지휘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최근 개인 SNS,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일일이 개별부대 사건을 들여다보지 않으며, 볼 수도 없다는 해명을 여러 차례 내놓고 있다. 모두 이성용 총장의 확인서가 세상에 공개되기 전에 나온 말들이다.
그러나 여러 군 관계자, 전직 군 법무관들은 공군 법무조직의 구조 상 전 실장이 개별부대 사건 지휘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전 실장 스스로도 2020년 6월 여러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군 검찰 수사 활동비 부정 수령 의혹에 대해 해명하며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공군 검찰 업무를 지휘·감독하고 총괄하는 직위이며 관련 업무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당연히 군 검사 명령이 나 있다. 그에 따라 수사 활동비가 지급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정적으로 참모총장이 개별 사건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마당에 지시를 받은 법무실장이 계속 비슷한 해명을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15일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착석하자 본회의 전 박병석 국회의장이 방청석으로 올라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22.4.15
공동취재사진
특별검사의 중요성
이 중사 사망 사건 처리에 책임을 통감한다던 이성용 참모총장은 결국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뒤 6월 10일 자로 사표가 수리되어 전역했다. 공군 법무·검찰을 총괄하며 참모총장을 보좌하는 법무실장은 총장이 바뀐 뒤에도 계속 직을 이어가며 공군 군검찰을 지휘하고 있다.
법무실장에게 구속 수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참모총장과 개별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모두 비껴간 법무실장, 두 사람의 엇갈리는 진술은 이 중사 사건 특검 진행의 중요한 표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검찰단이 이성용 총장의 진술서를 갖고 있었으면서도 진상을 규명하지 않고 지나갔던 이유도 규명되어야 한다.
피해자가 용기 내 성추행을 신고했는데도 81일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사건 수사는 누구의 책임인지, 피해자가 사망한 뒤에도 계속된 가해자 봐주기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이걸 밝혀내야 제2, 제3의 이 중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자면 특별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회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와 법원행정처에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에 특별검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적임자를 추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임명되어선 안 될 사람들을 후보군에서 잘 가려내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검 추천 기관에서 향후 특검의 활동 범위와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할 이를 면밀히 파악하여 이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이들로 후보를 추천하는 일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