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제도
한국도로공사
전기차 충전사업 전국시대
이에 따라 필수 시설인 전기차 충전 시설도 함께 늘어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10만 3089대의 공용 충전기가 설치되었는데요. 이렇게 많은 전기 충전시설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한참 멀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50kw 이상 급속충전기의 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전기차 충전기의 86%인 8만 8631대는 시간당 7kw급의 완속충전기로 이 설비로는 완전 충전에 5시간이나 걸립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생산뿐만 아니라 국내 전기차 충전시설을 놓고도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전기차 충전 시장은 크게 환경부(한국자동차환경협회), 차지비(ChargeEV), 해피차지(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KT, 대영채비, 에버온, 지엔텔, 파워큐브, 에스트래픽 등 10개 회사가 주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현대자동차 그룹과 SK, GS에너지 등 대기업까지 전기차 충전시장에 진출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사업자들과 손잡고 충전사업자 연합 네트워크 이피트 얼라이언스(E-pit Alliance)를 결성했습니다. 1월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스타코프, 에스트래픽,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차지비, 차지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등 국내 충전사업자 6개 회사와 '이피트 얼라이언스 결성 및 이피트 플랫폼 연동 개발과 PoC(개념검증)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각각 체결했습니다.
SK는 충전기 제조회사인 시크넷EV의 주식 55.5%를 2930억 원에 매입하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시크넷EV는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점유율 70%이며 특히 350kw 초급속충전기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미국 급속충전기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한편 GS에너지는 국내 2위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체인 지엔텔과 합작하여 '지커넥트' 법인을 설립한 후 협업을 시작하였으며 GS칼텍스 또한 주유소 70여 개소에 전기차 충전기 100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현대오일뱅크 또한 '차지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도심권 주유소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기 시작하였는데, 2023년까지 200여 기를 우선 설치한다고 합니다.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사업의 변모
제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근무하고 있어서가 아니라(응?) 자동차 인프라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빼놓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운행중인 자동차의 절반은 고속도로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많은 차량이 반드시 들러 휴식하고 주유하는 곳이 휴게소입니다. 그래서 전기차 충전소를 전국 규모로 처음 설치한 곳도 고속도로 휴게소였고, 수소차 충전소 시범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는 어땠을까요?
불과 몇 년 전까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모든 전기차 충전시설은 환경부에서 설치한 것입니다. 한국도로공사와 협약을 맺고 휴게소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100% 환경부 재정으로 설치한 것이죠. 물론, 환경부에서 전액 투자한 것이므로 전기차 충전을 통한 매출이나 시설 관리 역시 오로지 환경부 소관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충전기 관리에 허점이 발생하게 되죠. 휴게소 감독기관도 아닌 환경부가 그 많은 휴게소에 있는 충전시설을 관리하기란 불가능한 노릇이니깐요. 그래서 부족한 충전기와 더불어 파손된 채 방치된 휴게소 전기차 충전기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와 휴게소 운영사의 생각도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환경부에 맡겨두고 방치했던 전기차 충전 사업이 바로 쇠퇴해가는 고속도로 주유소의 미래 얼굴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그래서 민자휴게소부터 먼저 환경부의 무상설치 충전기 대신 직접 전기차 충전사업자를 구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평택복합휴게소입니다. 평택복합휴게소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직접 설치한 후 운영을 전문업체에 외주로 맡기면서 직접투자, 외주운영, 수익배분 모델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 뒤를 따른 곳은 진영복합휴게소입니다. 진영복합휴게소는 전기차 충전업체인 '에버온'과 협약을 맺고 외부투자, 외주운영, 수익배분 모델을 도입하게 됩니다. 다른 민자휴게소인 행담도휴게소도 새로운 외주운영 모델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연 매출 3조 원이 넘는 고속도로 주유소를 대신할 미래 먹거리인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시장에 대한 경쟁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민자휴게소부터 시작됐냐고요? 스스로 새로운 변화를 결정하고 도전하기에 민자휴게소가 유리하기 때문이죠. 진영복합휴게소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처음 추진했을 때 월 1500회 충전해야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처음 1년간은 적자일 것이라고 예상했죠. 하지만 그보다 충전횟수가 적은데도 2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되었습니다.
금액상으로는 미미하지만 전기차 충전만으로 월 1천만 원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 휴게소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아직 전기차 보급 20만 대 수준에서요. 아래 표의 전기차 보급 추세를 보시기 바랍니다. 완전한 우상향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