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15 17:38최종 업데이트 22.03.2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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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의 경선이 끝난 후 컨벤션 효과가 얼마나 크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그리고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다.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는 주제이고, 필자에게도 문의가 온다. 그래서 컨벤션 효과에 대해 짚어보고, 청년층에게는 컨벤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요새는 청년 민심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니.

먼저 국민의힘 경선을 전후한 대선 주자의 지지도 변화를 보면서 과연 컨벤션 효과는 어느 정도로 나타났으며, 향후 어떻게 전망할 수 있는지를 보자.

윤석열의 컨벤션 효과는?
 
대선 후보 지지도 - NBS 53호(2021년 11월 2주)NBS의 대선 후보 지지도의 변화를 국민의힘 경선을 전후해 비교할 수 있다.NBS
 
첫째, 윤석열 컨벤션 효과는 지지도 5%포인트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위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10월 3주 34%였던 지지도가 경선 이후인 11월 2주에 39%로 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선 직전에는 '개 사과' 논란으로 6%포인트 하락했고, 경선 과정에서 7%포인트 반등했다. 다시 경선 직후에는 4%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그러니 '개 사과' 이전과 비교해야 맞다.


둘째, 윤석열 컨벤션 효과는 고점을 찍고 조정기 직전인 듯하다.

컨벤션 효과는 지난 5일 후보 선출 전당대회 행사로 최고조였을 텐데, 그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회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는 11월 1주에 직전 주 대비 5%포인트 하락하여 30%였다가, 경선 직후 11월 2주에 극히 미세하게 회복해 32%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역시 10월 4주에 35%,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가 진행된 11월 1주에 27%로 8%포인트 급락, 경선 후인 11월 2주에는 4%포인트 회복한 31%로 나타났다.

셋째, 컨벤션 효과의 지속 기간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사회 이슈는 성숙기 이후 고점을 찍으면 2주 내에 급격히 언론 노출량이 줄어든다. 그러나 대선은 상대 후보의 메시지나 행보에 의한 영향도 있고, 캠페인 주체에 의해 꾸준히 메시지가 관리되기 때문에 완만하게 줄어들 수도 있고, 아예 고정 지지층으로 고착될 수도 있겠다.

필자는 사실 여기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들여다 봐야 할 여론은 청년의 응답 분포라고 본다. 위의 표에서 이재명 후보는 50대까지는 오차범위 내에서 윤석열 후보와 격돌하고 있다.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과반으로 우세하다. 심상정 후보는 18~29세 중 두 자릿수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지도의 연령대별 분포로만 본다면, 윤석열 후보는 뚜렷하게 노고소저(老高少低) 패턴을 보여, 경선 이후 일부 청년 당원이 '노인의힘'이라는 비난과 함께 탈당했다는 청년의 민심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오차범위 내의 격차이긴 하지만 40대에서 13%포인트 격차로 윤석열 후보와 대결 중이어서, 나라 경제 활동의 허리가 되는 세대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을 보여줬다.

그런데,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청년층에서는 스윙보터가 다수 분포해 있는 듯하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라는 응답이 18~29세에서 23%, 30대에서 20%로 다른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한 자릿수 응답 대비 두텁게 형성돼 있다. 또한 18~29세의 후보별 선택은 이재명 24%, 윤석열 22%, 심상정 13% 등으로 분산돼 있어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누가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흔들리는 청년층... '지지도'와 '당선 전망' 괴리의 의미

필자는 여기에서 한 가지 최근 언론에서는 강조하고 있지 않은 표를 하나 더 가져왔다. 다음의 질문(Q. [당선 전망] 선생님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선거 분위기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볼 때 내년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십니까?)에 대한 결과 표를 보자.
 
당선 가능한 후보 전망 - NBS 53차(2021년 11월 2주)NBS 11월 2주 조사에서 당선 가능한 후보 설문 결과, 18~29세 중 47%가 이재명이라고 응답했다.NBS

위의 표를 보면서 필자는 '이거 참 묘하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면 지지도 조사결과 전체 BASE에서 이재명 32% vs. 윤석열 39%로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3.1%p)를 벗어나 윤석열의 우세를 확인했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 '개 사과' 이전 대비 5%포인트 상승한 컨벤션 효과. 그런데, 당선 가능성에서는 이재명 37% vs. 윤석열 40%, 오차범위 내에서 미세한 차이만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이재명 후보가 우세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윤석열 후보 역시 뚜렷하게 '대세론'을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지지도에서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한 윤석열 후보가 당선 가능성은 더 큰 격차로 우세하게 나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의 컨벤션 효과는 하방 압력보다 상방 압력을 더 받을 것이고 대세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 가지 더, 연령대별 응답을 보자. 독자들이 비교해 보기 편하도록 필자가 표를 정리해서 다시 만들었다.
 
지지도와 당선 가능 비교 - NBS 53차(2021년 11월 2주)지지도에서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하던 윤석열 후보는 당선 가능성 전망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격돌, 특히 18~29세 중 47%는 이재명 당선을 전망했다.김봉신

크게 보면 지지도의 연령대별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윤석열 후보는 60세 이상에서 과반의 응답을 받았고, 이재명 후보는 50대까지 오차범위를 넘나들며 우세하다. 특히 18~29세의 47%가 이재명 후보가 당선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지도 대비 23%포인트 더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이다. 윤석열 후보 대비 40대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15%포인트 격차)도 눈에 띄지만, 18~29세 중에서는 23%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주목된다.

2030 청년층의 민심을 얻겠다고 연일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는 메시지와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저 결과만으로 보면, 스윙보터가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청년층에서 전체 BASE와는 달리 이재명 후보가 오히려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반대로 청년층은 무엇인가 이재명 후보에게 시원스레 지지를 보낼 수 없는 '마음의 문턱'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두 후보 모두에게 과제를 던져주는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컨벤션 효과? 대세론? 필자가 보기에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전 국민 경청프로젝트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에 올라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부산을 찾았다. 첫 일정인 부산시 중구 비프광장에 몰려든 지지자 등 부산 시민들. 이날 이 후보는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롯데시네마 대영점에서 '1984 최동원'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을 하려 했지만, 수백여 명이 모이면서 이동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김보성
 
[전국지표조사 NBS 조사 개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8일~10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상대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은 32.5%이었습니다. 

이번 조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NBS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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