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박석주씨가 박기래씨와 함께 살 때의 모습. 이곳에 살았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징역형을 살아야 했다.
박정민
대구교도소에 수감된 박석주씨는 그곳에 먼저 들어와 생활하던 박상은씨와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달리기를 잘했던 박상은씨는 대구교도소에서 '아베베(에티오피아 마라톤 선수로 올림픽에서 두 번에 걸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 박석주씨는 날렵했던 그와 함께 출소 전까지 낮에는 교도소 내 목공장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다른 재소자의 오해로 사망했다.
"우리하고 같이 복역하던 재소자 중에 아주 착한 재소자 하나가 있었어. 평소에 석주하고 나랑 아주 잘 지냈거든. 그런데 운동 시간에 누가 던졌는지 모르는 돌에 머리를 맞았나 봐. 누군가가 그 재소자한테 석주가 돌을 던졌다고 말을 한 모양이야. 말도 안 되지. 석주는 말도 없는 친구야. 아주 얌전해. 말도 조심조심하는 친구야. 그런 친구가 무슨 돌을 던져. 목공장에서 일을 끝내고 목욕탕에 들어가서 옷을 벗고 씻는데 그 돌 맞았다는 재소자가 목공장에서 훔친 망치를 들고 와서는 석주 머리를 뒤에서 친 거야.
아주 순식간이었어. 내가 간수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옆에서 '퍽' 소리가 나는 거야. 그래서 돌아보니까 아이고, 내가 그때는 날렵했다고 했잖아. 옆에 있던 철로 된 세숫대야를 집어 들고 그 재소자한테 달려들었어. 세숫대야로 망치를 막으면서 그 사람 가슴을 발로 걷어차서 넘어뜨리니까 옆에 있던 재소자들이 같이 덤벼서 잡더라고. 조금 더 빨리 손을 썼으면 석주가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는 않았을 텐데. 너무 불쌍해. 출소 몇 달 앞두고. 너무 불쌍하게 갔어."
아들 박정민
박상은씨는 재심에서 무죄를 받기 전에도 박석주씨의 아들을 찾아 그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박석주씨가 연행될 당시 그의 아내는 아들 박정민을 배고 있었고 2살짜리 딸아이도 있었다.
박상은씨의 노력으로 통혁당 재건위 피해자들의 소재를 알 만한 사람들을 수소문한 끝에 박석주씨와 함께 잡혔던 박기래씨의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박기래씨의 가족을 통해 박석주씨의 아들 박정민씨와 연락이 닿는 데 성공했다. 그때가 2017년 3월이었다.
"석주 아들하고 연락이 닿으니까 너무 반갑더라고. 그래서 우리 한의원으로 오라고 했지. 아, 밥이라도 먹자고. 그렇게 만나서 보니까 얼마나 반갑던지 눈물부터 나더라고."
며칠 후 사무실로 찾아온 박석주씨의 아들 박정민씨와 처음으로 만났다. 생각보다 사무실이 작다는 박정민씨의 말에 그냥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차를 마시며 그의 입을 통해 들은 사연은 웃을 수 없는 비참한 이야기였다. 박정민씨는 그 비참한 과거를 바로잡으려고 사무실을 찾아왔다고 했다.
(*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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