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란 금천한우물아이쿱생협 이사장은 "해저 600m 이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섞여 있지 않으며 주기적으로 해양심층수에 대한 방사능 및 미세플라스틱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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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는 물로 생수를 만든 것이 기픈물이다. 기픈물의 생산 공정 또한 모두 스테인리스 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설비 내부에 사람의 출입을 차단해 생산라인의 미세플라스틱 0%를 지켜내도록 했다. 원재료가 미세플라스틱 0%라고 하여도 생산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추가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기픈물은 일반 생수보다 비싸지 않다. 330ml 기준으로 'JUST 기픈물'의 조합원가는 300원, '마그네슘 강화 기픈물'과 '칼슘 저감 기픈물'은 460원이다. 종이팩 용기 비용이 페트병보다 6배 정도 비싸지만,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가격을 낮췄다.
페트병 NO, 종이팩 YES
기픈물은 페트병이 아니라 종이팩에 담겨 있다. 종이팩은 살균팩과 멸균팩 두 가지로 나뉜다. 살균팩은 우유처럼 냉장 보관이 필요한 상품을 담는 데 사용된다. 멸균팩(테트라팩)은 안에 알루미늄 코팅이 붙어 있어 냉장 보관하지 않아도 내용물이 상하지 않고 1년 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멸균팩을 쓰면 상온 보관이 가능해 탄소 발생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기픈물의 종이팩은 멸균팩이다.
종이로만 된 살균팩에 비해 종이와 알루미늄으로 된 멸균팩의 재활용 효율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 이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팩을 뜯어낸 후 재활용 과정에서 물에 오래 불리면 종이는 아래에 가라앉고 가벼운 알루미늄은 분리되어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각각 걷어내 재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멸균팩의 재활용 효율 자체가 낮다기보다는 한국의 재활용정책이 살균팩에 맞춰진 것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고 정 이사장은 지적했다. 살균팩과 멸균팩은 소재가 달라 함께 재활용할 수 없는 데다 현재 국내에서 멸균팩만 재활용하는 곳이 거의 없다.

▲'기픈물'을 생산하는 아이쿱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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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은 수소문 끝에 강릉의 멸균팩 재활용 업체와 협약을 맺어 기픈물 종이팩 재활용 활로를 열었다. 아이쿱의 전국 매장에는 살균팩과 멸균팩 수거함이 따로 설치돼 있다. 살균팩 재활용공정을 통해 분리된 종이는 롤휴지, 멸균팩 재활용공정을 통해 분리된 종이는 갈색 페이퍼타월로 재탄생한다.
정 이사장은 "미세플라스틱 해법은 원천적으로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어서, 생수 등 페트병을 종이 용기로 바꿔나가야 한다"며 "그러려면 멸균팩의 자원순환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플라스틱 저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용기 생산 등 사전 과정에서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생산 단계부터 폐기 단계까지 용기별 탄소 배출량은 종이팩이 페트병보다 3분의 1~4분의 1가량 낮다"고 대답했다. 한국인이 1년에 평균 500ml 물 96병을 소비하는데 아이쿱 소비자기후행동 조사연구팀에 따르면 이 페트병을 종이팩으로 바꾸면 연간 27만 톤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페트병을 사용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고 세상은 회수하지 못할 (초)미세플라스틱에 지배당할 것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종이팩으로 용기를 대체해야 한다고 정 이사장은 역설했다.

▲'기픈물' 수거다 마신 기픈물 분리수거 방법. 먼저 뚜껑을 분리한 후 종이팩을 완전히 펼쳐 건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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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플라스틱
기픈물의 뚜껑은 플라스틱이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이 아니라 사탕수수 재질이다. 명실상부한 플라스틱 0%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사탕수수는 자라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다 생산과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일반 플라스틱보다 훨씬 적다. 기픈물의 병뚜껑 플라스틱은 수거돼 화분, 목욕탕 바가지 등으로 재활용된다.
'NO 플라스틱 캠페인'이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운동이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자연드림 카페에서는 플라스틱 컵을 종이컵으로 바꾸었고 아이쿱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남도수산은 포장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애 한 해에 6.5톤 정도의 플라스틱을 감축했다.
동석한 세이프넷지원센터 가치확산팀 김소담 매니저는 "어차피 먹어야 할 물이라면, 어차피 소비해야 할 일회용품이라면 약 18%밖에 재활용되지 못하는 플라스틱 말고 한 번 더 쓸 수 있는 종이팩 생수를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기픈물 출시는 종이팩 생수로 페트병 생수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의의 외에 다른 기업과 산업이 NO 플라스틱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데에 있다며 정 이사장은 ㈜수미김의 사례를 전했다.
"2019년부터 수미김에서는 도시락 김을 담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모두 빼고 상품을 포장해 한 해에 23.5톤 가량의 플라스틱을 줄였어요. 수미김이 자원순환 선도기업 환경부장관상을 받으며 화제가 되자 다른 김 제조업체에서도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앴습니다."
정 이사장은 이처럼 다른 생수 기업들이 종이팩 생수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정부와 국회 등 공식적인 자리에 페트병 대신 종이팩 생수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NO 플라스틱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픈물이 어떤 날갯짓으로 기억될지 모르지만, 일단 국내 생수 시장에서 변화는 시작됐다.
▲금천한우물 아이쿱생협 정란 이사장 등이 인터뷰를 끝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동휘 생활ESG행동 소속 대학생, 안치용 생활ESG행동 시민행동본부장, 김도연 바람저널리스트, 금천한우물 아이쿱생협 정란 이사장, 세이프넷지원센터 가치확산팀 김소담 매니저, 임수진 청년ESG플랫폼 소속 대학생.
권세은
글
안치용(ESG연구소장 겸 '생활ESG행동' 시민행동본부장)
김도연(바람저널리스트), 임수진(청년ESG플랫폼 소속 대학생)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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