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답사기인 <서울선언>은 노회찬의 발언도 불러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투명인간들, 이런 분들이 이 서울 시내에 얼마나 많습니까."
열린책들
2018년에 출간된 박시덕의 <서울선언>을 보면 서울은 1963년 영등포의 동쪽인 영동, 즉 강남지역이 편입된 이후 급격한 성장을 겪었다. 성장의 흐름을 따라 서울로 유입된 사람들이 있었다면 밀려난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가난해서 밀려났고, 보기 싫다고 가리워졌다. 김시덕은 예전의 흔적을 가리고 지워내기보다는 모든 순간과 공간을 우리의 과거로, 역사와 문화로 받아들이자고 설득한다. 문헌학자다운 시각으로. 작가는 서울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 지점에서 논의의 초점을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한다.
지우고 가렸던 과거의 흔적을 보니 모두 '개발'이라는 논리가 최고의 가치로 작용된 결과였다. 옛 공단의 회색빛 공장을 헐어내고 들어선 첨단의 아파트형 공장도, 백제의 왕족일 수도 있는 유골에 포크레인을 들이대고 들어선 아파트 단지도, 이름 모를 5,000여 기의 조선 시대 무덤을 파헤치고 들어선 뉴타운도. 모두 서울에서 밀려나기 싫었던 사람들의 불안을 지렛대 삼아 밀어붙였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회찬(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은 정책공약집 <서울, 2010년 6월 노회찬의 약속>을 펴냈다. 119쪽 분량의 이 공약집에는 '서울시장 노회찬'이 꿈꾸는 서울의 미래가 빼곡히 담겨 있다. 노회찬은 장벽 없는 소통과 공존의 서울,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서울,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서울, 미래로 진보하는 서울, 일과 여가가 조화되는 서울, 태양과 바람의 도시 서울, 일자리와 집, 건강 걱정 없는 서울 등 7대 약속을 내놨다.
▲노회찬의 정책공약집 <약속>.
노회찬재단
노회찬은 이 책에서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한 10가지 약속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시청과 광장에서 시민을 쫓아내는 일을 절대로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람 잡는 '뉴타운'도 절대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철거민, 영세상인, 세입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염두에 둔 정책공약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시장이 야생 조류의 서식지 한강 노들섬에 추진하고 있는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건립도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목록에 들어갔다. 또 연말이면 되풀이되는 멀쩡한 보도블록 파헤치기, 가로등 바꾸기 연례행사도 중단하겠다고 다짐했다.
노회찬은 "그 돈으로 걷고 싶은 길을 만들고, 자전거 도로 정비, 장애인 접근이 보장되는 교통편의 시설 확충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강운하, 4대강 공사도 절대로 안 하겠다고 밝혔다. 지하 40미터 깊이의 대심도 지하도로도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은 아울러 현 서울시의 가계부와 생활기록부도 공개하고, 자신이 당선되면 투명한 가계부, 공정한 생활기록부가 되도록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했다.
기록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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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도시빈민과 노회찬 ④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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