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의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일자리 창출 투자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연단 뒤에서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이 경청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세율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1.4.7
연합뉴스
작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낙수효과를 비판했다. 재벌과 거대 기업 투자로 국민 경제를 살린다는 이론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말한 것.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 증세를 통해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을 마련하자고 제안한다. 1조 8000억 달러 규모의 새 계획은 고소득 개인에 대한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은 공정성의 문제라고 말한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순자산이 증가한 대유행 기간 동안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의 중산층들이 있었다며 부자 증세야말로 미국 전체를 위한 길이라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자 증세 의지에 대해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이 앞장서 환영했다. 이에 반대하는 미국 언론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민 1.3% 종부세에 분개하는 한국 언론에 익숙해진 독자로서, 바이든의 부자 증세를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미국 언론이 신기하다. 사주가 제프 베이조스인 <워싱턴 포스트>의 이와 관련한 가장 최근 기사 제목도 <부자 세금 부과에 터무니없는 새 주장 펴는 공화당>이다.
대통령은 연소득 40만 달러
미만 개인이나 가구는 세금 인상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금 인상 자체를 거부하는 공화당은 대유행 침체에서 회복되는 과정에 경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한다. 법인세 인상은 기업 투자와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며 기업은 임금 인하로 노동자 주머니를 가볍게 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여론은 바이든 대통령에 기울어 있다. 4월 30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8명은 일부 기업과 부자들이 공정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적인 <폭스 뉴스>도 4월 여론조사 응답자의 56%가 기업과 기업에 대한 세율을 인상해서 인프라 확충에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 응답한 사람 중 58%는 기업의 법인세율을 28%로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고 나왔다.
기업들의 조용한 로비와 야당의 비협조 속에도 부자 증세를 통한 수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된 것 같다.
오바마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의 자문이 된 팀우 교수. 그가 쓴 <빅니스>라는 책에는 거대 기업의 독점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쉽게 설명돼 있다. 1890년대 강고하던 철도와 정유 독점기업의 해체가 100년간 미국의 경제를 이끌어온 사례를 들며 지금의 초재벌에 대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선출된 권력과 자본으로 무장된 재벌들 사이의 총성 없는 세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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