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시청에서 열린 보노비아와 도이체보넨 합병 기자회견.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 보노비아 대표, 베를린시 재정담당관, 도이체보넨 대표.
베를린시
롤프 부흐(Rolf Buch) 보노비아 대표는 "베를린 시민들이 우리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걸 안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신호를 확실히 보내고자 한다"라며 "베를린시와 함께 공동의 미래를 도모하고, 특별한 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미하엘 찬(Michael Zahn) 도이체보넨 대표도 "기업의 이익을 도시에 다시 투자하겠다.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하고 새 주택을 짓는데 지속가능성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라며 "법적 조치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그게 더 낫고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업의 합병과 사회적인 행보 뒤에는 베를린을 휩쓸고 있는 부동산 기업 국유화 운동이 있다.
'부동산 기업 몰수' 시민운동
지금 베를린 도시 곳곳에 '도이체보넨 몰수(Deutsche Wohnen & Co enteignen)' 시민 운동의 깃발이 나부낀다. 이들은 베를린에서 주택 3000채 이상을 소유한 부동산 기업을 국유화(Vergesellschaftung)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베를린 최대 부동산 기업인 도이체보넨을 상징적인 이름으로 내세웠다.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 방법이 있다. 시민투표다. 시민들의 직접 투표로 주요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다.
2019년 시민투표를 위한 1차 관문으로 7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후 베를린시는 해당 사안이 법적으로 시민투표 대상이 되는지 심사했고 1년 만에 "시민투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2차 관문으로 베를린 시민 17만 5000명의 서명을 받으면 시민투표가 성사된다. 기한은 오는 6월 25일. 4월 말 기준 약 13만 명의 서명을 모았다. 무효 서명을 제외해도 상당한 속도로 서명 수를 채우고 있다. 서명을 다 모으면 9월 26일 독일 총선과 함께 시민투표가 진행된다.
지난 23일 베를린 포츠다머플라츠에서 열린 '미친 임대료' 및 '도이체보넨 몰수' 시위에는 수천여 명이 거리로 나왔다. 경찰 추산 2000명, 주최 측에 따르면 1만여 명이 참가했다. 도이체보넨, 보노비아, 아켈리우스 등 주요 부동산 기업의 이름이 오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