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뵈브 클리코 옐로우 라벨 브뤼샴페인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마신 놈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여타 샴페인들과 비교해 섬세함과 우아함, 상큼함이 돋보인다.
임승수
샴페인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마신 놈이다.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는 제조사, 옐로우 라벨(Yellow Label)은 제품명, 브뤼(Brut)는 달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의미다. 앞선 연재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다 샴페인은 아니다.
프랑스 상파뉴 지방의 스파클링 와인만을 따로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와인 내공이 높은 지인들도 뵈브 클리코를 극찬하던데, 나는 내공이 상당히 딸리지만 그런 내 혓바닥에도 진심 맛있더라. 그러니까 누가 마셔도 그냥 맛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가격대의 여타 샴페인들과 비교해 섬세함과 우아함, 상큼함이 돋보인다.
보통 마트에서 7만 원대에 판매하는데, 간혹 6만 원대 할인가가 보이면 바로 한 병 구입하자. 혹시나 5만 원대가 눈에 띈다면 박스로 구입이다. 예전에 지인이 나에게 소곱창구이에다가 이 샴페인을 사 준 적이 있는데, 얻어먹는 주제에 소곱창과 샴페인을 너무 빠른 속도로 흡입해 분위기가 어색해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인간의 사회적 본성도 무력화시키는 뵈브 클리코의 위력이라니.
도멘 드 롬뷰 리브잘트 뱅 뒤 나튀렐 1958
Domaine de Rombeau Rivesaltes Vin Doux Naturel 1958

▲도멘 드 롬뷰 리브잘트 뱅 뒤 나튀렐 1958프랑스 랑그독-루시용 지역의 주정강화 스위트 와인이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브랜디를 첨가해 발효를 정지시켜, 알코올 도수가 높고(19%) 단맛이 난다.
임승수
1958 빈티지이니 내가 마셨던 와인 중 최고령 되시겠다. 프랑스 랑그독-루시용 지역의 와인인데 도멘 드 롬뷰(Domaine de Rombeau)는 제조사, 리브잘트(Rivesaltes)는 포도 재배 마을 이름, 뱅 뒤 나튀렐(Vin Doux Naturel)은 주정강화 스위트 와인이라는 의미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브랜디를 첨가해 발효를 정지시켜, 알코올 도수가 높고(19%) 단맛이 난다. 집 근처 킴스 클럽에서 12만 원대의 가격으로 구매했다.
평소 마시는 와인보다 가격대가 높았지만, 세월의 흔적으로 호박색을 띤 이 액체로부터 가격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달달한 디저트와 곁들이는 스위트 와인이라 한 번에 조금씩 여러 날에 걸쳐 마셨다. 첫날엔 알코올 향이 튀어서 다소 부담스러운 느낌이었는데, 며칠 뒤 다시 마시고 깜짝 놀랐다. 완전히 다른 와인이 되어 있는 것 아닌가.
병 속에 들어온 공기와 적당히 반응해 마시기 좋게 변한 것이다. 스위트 와인은 한번에 한 잔 이상 안 마시는 편인데, 이날은 아내와 연속으로 여러 잔 마실 정도로 끝내줬다. 주정강화 와인은 며칠에 걸쳐 변화를 음미하는 게 좋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다. 코와 혀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그 우아한 단맛은 여전히 잊을 수 없다.
도멘 드 라 부즈레 부조 프리미에 크뤼 '르 끌로 블랑 드 부조' 모노폴 2016
Domaine de la Vougeraie Vougeot 1er Cru 'Le Clos Blanc de Vougeot' Monopole 2016
▲도멘 드 라 부즈레 부조 프리미에 크뤼 ‘르 끌로 블랑 드 부조’ 모노폴 2016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화이트 와인인데, 2020년에 마신 와인 중에 인상적인 와인을 단 한 병 꼽으라면 이놈이다.
임승수
2020년에 마신 와인 중에 인상적인 와인을 단 한 병 꼽으라면 이놈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화이트 와인인데, 도멘 드 라 부즈레(Domaine de la Vougeraie)는 제조사, 부조 프리미에 크뤼(Vougeot 1er Cru)는 부조 마을의 1등급 포도밭이라는 의미, 르 끌로 블랑 드 부조(Le Clos Blanc de Vougeot)는 밭 이름, 모노폴(Monopole)은 생산자가 포도밭을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르고뉴에서는 하나의 포도밭을 여러 생산자가 나누어 소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생산자가 단독으로 소유하는 경우에는 라벨에 모노폴이라고 표기한다. 김포 와인 아울렛 떼루아의 할인장터에서 19만 원대로 구입했다. 상당히 비싼 와인이지만 구매 가격의 두 배가 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부들부들 매끌매끌 균형 잡힌 우아한 질감에다가 맛과 향기가 10분 단위로 끊임없이 변한다. 부드러운 버터향, 은은한 훈제향 등이 코를 휘감싸니 잔에서 코를 뗄 수가 없더라. 조만간 무리해서라도 다시 구매해 마셔볼 계획이다. 그만한 가치가 차고 넘치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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