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우로 금강 자전거도로도 모두 침수됐다. 일부 시설물은 부서지고 유실되어 또다시 세금이 필요한 상태다.
김종술
그렇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매년 유지보수하고 있는 4대강 생태공원은 주민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뉴스타파>가 확보한 4대강 수변공원 지구별 이용객 현황('14년~'15년) 자료를 보면 도심과 인접한 생태공원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원의 경우는 4대강사업 이전부터 존재했던 곳이었다. 확대하거나 보강공사를 하면서 '4대강 생태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곳들이다.
소위 1년 내내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유령공원'의 경우는, 온전히 4대강사업 때 조성한 공원이 대부분이다.
세종시 '봄내공원'의 경우 2014년 이용객이 765명이다. 2015년에는 825명이었다. 하루에 1~2명이 찾아온 셈이다. 전라북도 무주군 '도소'의 경우 2014년 256명이 이용을 했는데, 2015년에는 0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경기도 여주시의 한강 백석리섬지구는 2014년, 2015년 모두 0명이었다.
이번 홍수 때 무용지물이었던 4대강 보의 유지관리비도 상당하다. 정부가 보 유지관리 비용으로 한국수자원공사에 지원하는 예산만도 매년 340억원에 달한다. 이 예산 역시 앞으로 계속 불어날 수 밖에 없다. 시설이 노후화되고 있다. 4대강사업 때 불법담합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겼던 4대강 보 건설사들의 AS기간도 만료되고 있다.
장마 끝, 연휴 기간에 돌아본 금강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강변에 설치된 헤아릴 수 없는 '4대강 시설물'들은 망가지고 유실됐다. 지자체들은 중앙정부의 예산을 받아 다시 4대강 시설물들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 혹시, 돈을 받지 못한다면, 그냥 방치했다가 내년에 더 많은 복구 예산을 중앙정부에 요구할 것이다.
왜 이런 악순환을 반복해야만 할까?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용하지 않은 시설물이 태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이번 홍수로 인해 또다시 수많은 수재민들이 발생했다. 이들을 지원하기에도 부족한 예산인데, 왜 'MB 4대강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아직도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까?
2020년 장마 끝, 금강을 돌아보면서 든 생각이다. 금강의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최근 "4대강사업이 홍수를 예방했다"고 주장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10년전 4대강사업을 밀어붙였던 그들은 지금도 막대한 예산을 써가면서 '4대강 삽질'을 계속하고 있다.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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