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형철 대표는 MB정권이 발행한 ‘4대강 마스터플랜’에 실린 그래픽을 파워포인트에 담아서 4대강사업 반대를 역설하고 다녔다.
4대강 마스터플랜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과 지금도 4대강사업 찬가를 부르는 아바타들은 거의 홍수가 발생하지 않았던 멀쩡한 강을 파헤치는 데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 이 돈이 실제 홍수 예방을 위해 쓰였다면 2020년 수해가 일어났을까? 최소한 피해 규모는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 증거] 2020 수해, 미래통합당은 반성문부터 써야
최근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리는 것 중의 하나는 지난 2018년 감사원이 실시한 4대강사업 감사 결과이다. 당시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는 '제로'라고 밝혔다. 4대강사업 이후 홍수가 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홍수 예방에 대한 편익은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정확한 이유였다.
올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홍수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사업을 추진할 때 내세웠던 4가지 효과 중 마지막 검증을 위한 자연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4대강을 살리겠다고 했는데, 물고기 떼죽음과 큰빗이끼벌레, 붉은 깔따구, 녹조가 창궐한 강은 온몸으로 썩어가면서 '4대강 살리기'의 허구를 입증했다.
'녹색 르네상스' 등 온갖 화려한 말들을 갖다 붙이면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농민을 농토에서 내쫓았고, 어민들의 그물에는 시장에 내다 팔 수 없는 강준치와 썩은 펄에서만 사는 붉은 깔따구만 올라왔다. 수심을 6m로 파헤쳤기 때문에 4대강 전역은 '수영-접근 금지 지역'이었다. 황포돗배는 녹조 가득한 선착장에 묶여있고, 녹조밭에서 수상스키를 즐길 사람도 많지 않았다. '죽은 강'에서 경제가 살아날 리 없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내세웠던 4대강 사업의 세 번째 효과는 이수, 즉 가뭄 예방이었다.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금강의 3개 보가 열렸는데, 공주 등의 지역에서는 물 풍년, 농사 풍년이었다. 굳이 보에 물을 가둬두지 않아도 농업용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보는 이수 효과도 거의 없었다.
4대강사업의 4가지 효과 중 자연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게 치수, 즉 홍수 예방이었다. 4대강사업을 지키려는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마지막 남은 보루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이들의 허구를 가차없이 심판했다. 4대강 보는 홍수에 무용지물일뿐만 아니라 홍수 유발 구조물이라는 게 입증된 셈이다.
지금 이 글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도, 이번 홍수로 인해 수천여 명의 수재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어도 모자랄 지경인데, 이런 상황을 틈타 '이명박 4대강 망령'을 불러들이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4대강사업을 곳곳에서 시행하지 못했다고 아우성칠 게 아니라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
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4대강사업에 섬진강이 빠졌다"면서 섬진강 재앙을 정략에 활용할 때가 아니다. 이런 행태는 김 위원장이 바라는 미래통합당의 혁신이 아니라 퇴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김 위원장은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며 장마의 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4대강사업 찬가'를 부르며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위한 비상대책이라도 세워야 한다.
▲섬진강 범람으로 침수 됐다가 9일 물이 빠진 하동 화개장터 일원.
황영필
[재난은 계속된다] 장마 끝? 이제부터 '독조라떼'가 몰려온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에 한마디 보태자면, 지난해 12월로 예고됐지만 아직도 미적거리고 있는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금강-영산강 보처리' 문제를 하루 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미래통합당의 거짓 선동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들과 약속했던 4대강 적폐 청산, 4대강재자연화 공약을 하루 속히 이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재난을 앞에 두고 벌이는 소모적인 정략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제 지루했던 장마가 끝나가고 있다. 재난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재난의 시작이다. 홍수가 할퀸 자리에 거대한 '녹색 바이러스'가 창궐할 것이다. 남조류는 청산가리의 100배에 달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을 품고 있다. 강만 망치는 게 아니라 이 물을 정수해 먹는 식수와 이 물을 정수처리하지 않고 재배하는 농작물 등을 통해 사람의 몸속으로 침투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게 인체에 축적되는 독성 물질,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수문 개방과 해체 등을 시급하게 결정한다면 예고된 재난을 멈출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보낸 압도적 지지표는 '적폐청산'의 과제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이제 더 이상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왔던 미래통합당의 핑계를 대지 말라는 경고였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4대강재자연화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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