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의 녹조.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원장이다. 홍 교수에게 문재인 정권의 공약이었던 4대강 재자연화 성적표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더니 "D학점"을 줬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직은 임기가 남아 있기에,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발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가시적 성과가 없다면 F학점을 줄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홍 교수에게 현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를 주저하는 이유를 물었다.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걸고 집권했지만, 확신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게 보면 민주적인데, 사실은 정책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됐기 때문입니다. 국무총리실에서 최근 다시 여론조사를 해보자고 했다는데, 다시 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당연히 이해 관계자가 있는 싸움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정책은 없습니다."
홍 교수는 "여론조사를 하면서 국민의 반응을 본다는 것은 정책을 정책으로 보지 않고 정치로 보기 때문"이라면서 "정치의 과잉인데, 이런 경향은 그 어떤 정부보다 이번 정부가 전반적으로 심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MB정권 때에도 낙동강에서 4대강사업에 대한 반대가 심했는데, 소득 손실을 보전해주고 잘못된 정책이지만 밀어붙였다"면서 "지금은 4대강사업으로 변한 새로운 환경에 적당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민들 일부가 반대한다고 예산을 낭비하면서 생태계가 죽는 상황을 지켜보는 건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 정부 관계자는 재자연화에 반대하는 마지막 한 명의 농민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는데, 그런 정책적 환경이 세상에 어디 있냐"면서 "그걸 보면서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의지를 갖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대 or 미련] 문 정부 '촛불 정신', 4대강 재자연화로 확인받아야
"시간끌기 대마왕."
홍 교수가 4대강 재자연화를 미적거리고 있는 정부를 향해 일갈한 말이다. 그는 "4대강 기획위는 4개월 만에 연구결과를 냈는데, 국가물관리위원회는 11개월째 검토만 하고 있다"면서 "손해배상 청구라도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이라도 의지만 있다면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많다"고 했다. 가령 세종보의 경우, 보를 해체할 때의 편익이 해체에 따른 비용보다 3배 가까이 된다.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도 아니기에 청와대 의지만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해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공주보의 경우도 공도교 기능을 살린 채 부분해체하는 게 공학적으로 가능하기에, 올해 안에 적어도 이 두 개 보를 처리해야만 보 해체로 인해 달라지는 강을 국민들에게 확인시킬 수 있고, 그 힘으로 낙동강의 보 처리 방안도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그린뉴딜'과 관련해서도 "이번 3차 추경으로 35조 원을 책정했는데, 그중 1%를 보 해체 재자연화에 쓸 수 없을까? 3500억이면 금강과 영산강의 3개 보 해체 비용을 충당하다고 남는다"면서 "그린뉴딜에 4대강 재자연화가 빠진 게 안타깝다"고 했다. 홍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린뉴딜에서 '그린'은 과거에 개발 위주, 성장 위주, 토건 위주에서 보존과 환경과 생태를 조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성이죠. 경제와 환경의 조화와 지속가능성이 그린의 핵심입니다. 이를 결정적 보여줄 수 있는 게 4대강 재자연화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신을 받들겠다고 강조해왔는데, 지금도 촛불정부라고 믿고 있다면 그 진정성과 의지를 4대강 재자연화 통해서 확인시켜 달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
[홍종호 교수는?] 그가 분노하지 않는 까닭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김병기
홍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적폐와의 전쟁의 최전선에서 '내부의 적'에 부딪쳐 사표를 던졌지만, 1시간 30여분 간의 인터뷰 내내 분노하지 않았다. 학자적 냉철함을 견지하면서 지난 2년을 복기했고, 3인방의 실패를 낱낱이 증언했다. 4대강사업의 악몽, 그 길고 긴 터널의 끝을 빠져나오기 위한 암중모색이자 4대강 재자연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으로 비췄다.
그는 부드러웠지만 강했다. 많은 학자들이 '이명박 4대강'에 빌붙어 곡학아세하거나 비겁하게 침묵할 때에도 꺾이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반도대운하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을 때에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경제성 분석(비용대비 편익 분석. B/C)을 통해 '물류대혁명' '녹색 르네상스'의 허구를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학자적 태도를 견지했다.
당시 그가 제시한 BC 분석값은 '0.24'이었다. 100원을 투입하면 24원밖에 건질 수 없는 사업이라는 결론이었다. 이 수치는 10여년 뒤인 2018년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사업의 경제성 분석 수치 '0.21'과 거의 일치했다. 4대강사업을 정치가 아닌 정책, 그리고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산출한 수치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직도 희망을 접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3년간 시민사회와 함께하면서 'MB 4대강'과 벌인 싸움의 역사, 수많은 희생을 수포로 돌릴 수 없다는 애정과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 홍종호 교수는 한국재정학회 회장, 한국환경경제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사)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 금강요정 4대강 취재기
김종술 지음, 한겨레출판(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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