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주문화성 안의 누룩을 디디는 형상물.
막걸리학교
마오타이주는 무엇이 특별할까? 마오타이주의 주재료는 수수, 즉 고량(高粱)이다. 술은 그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곡물로 빚는다. 이제는 술을 빚기 위해 곡물을 재배하지만, 그 처음은 잉여 농산물이 생겨 술을 빚었다. 고체 발효를 한다. 우리는 술항아리에 곡물과 물을 넣어 휘휘 저어 술을 빚는데, 마오타이는 빗자루와 삽으로 빚는다. 마치 건축 현장의 모래와 시멘트가 섞이는 것 같다.
수수의 절반 정도 되는 양의 물을 뿌려 수수를 불린다. 수수와 누룩을 섞어 맨바닥에 두엄처럼 쌓아두었다가, 거대한 움을 파서 그 안에 묻어둔다. 그 위를 진흙으로 발라 공기를 차단하고 푹푹 삭힌다. 두엄처럼 쌓아둔 곳의 온도가 45~50℃가 되니, 움 속의 온도는 더 올라갈 것이다. 재료를 섞을 때에 반드시 앞서 빚었던 술지게미(母糟)를 5~7% 넣고, 마지막에 얻은 도수 낮은 증류주, 미주(尾酒)를 2~3% 넣는다.
재료를 반복해서 넣고, 집요하게 술을 빚는다. 수수 속에 들어있는 전분을 모두 술로 전환하기 위하여 반복하다보니, 수수보다 누룩이 더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모두 9번 수수를 찌고 8번 움 속에 넣고 7번 증류하여 마오타이주를 얻는다. 술을 빚을 때 가장 힘든 것은 원료를 옮기고 찌고 뒤섞고 퍼담고 퍼내는 과정이다. 마오타이주를 빚는 과정은 인해전술이 아니고서는 돌파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마오타이주는 1년의 주기로 한 번 만든다. 음력 5월 5일 단오에 빻은 밀을 디뎌 누룩을 만든다. 술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 무렵에 빚기 시작한다. 수수를 물에 불리는 데 10시간이 걸리고, 찌는데 2시간이 걸리고 이를 바닥에 흩으려 32℃까지 식힌 다음에 누룩을 섞어 두엄처럼 쌓아두고 4~5일을 삭힌다. 움 속에 넣어 30~33일 동안 삭힌다. 삭힌 재료를 증류솥에 넣고 푹푹 쪄서 알코올을 얻어낸 뒤에, 다시 수수를 쪄서 더하고 두엄처럼 또 쌓고 움에 담기를 반복한다.
7차례 증류한 술의 이름도 다른데, 1차 증류한 술은 생사주(生沙酒), 2차는 회사모주(回沙茅酒), 3차는 대회모주(大回茅酒), 4차는 원조모태(原糟茅台), 5~6차 회조모주(回糟茅酒), 7차 추조주(追糟酒)라고 부른다. 구덩이에서는 한 달씩 삭힌다. 모두 8번 구덩이에서 삭혀져야 하니 그 기간만으로도 8개월이 걸린다.
이렇게 해서 제대로 된 마오타이주 기주(基酒)를 얻는데 1년이 걸린다. 그리고 이 기주를 항아리에 담아 3년간 숙성시킨다. 그 뒤에 마오타이주라는 이름을 얻고 세상을 돌아다닌다.
다음 날까지 향이 잔에서 가시지 않는 술
▲마오타이주를 거래하는 거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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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문화성 안에는 마오타이주 시음장이 있었다. 시음할 수 있는 술의 종류가 12가지다. 가장 비싼 것은 50년 된 마오타이주 10㎖, 한 숟가락(15㎖)도 안 된 분량이 478위안으로 8만 원을 넘고, 30년 된 마오타이주 10㎖는 4만 원이 넘는다. 잘 알려진 53도 비천 마오타이주는 10㎖ 한 잔에 5천 원 정도 한다.
향은 날카롭고 날렵한데 장 냄새가 돈다. 혀끝에 적신 맛은 달콤한 맛이 있는데 투명한 술이 기름 같다. 쓰고 진한 맛이 돌다가 혀와 입속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따갑다. 빨리 목넘김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서 모두 스며드는 기분이다. 시음을 도와주는 안내인은 빈 술잔을 뒤집어 두면 내일까지도 그 향이 잔에서 가시지 않는다면서, 빈 잔을 내 코끝에 대보인다.
중국인들은 식사를 할 때 술을 마신다. 그 많은 요리를 먹으려면 술이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서로 거래를 하더라도 합의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의를 위해서 마신다고 한다. 술자리에 아무리 화려한 요리가 있다하더라도 의리가 없으면 맛없다고 말한다. 사람이 술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 술이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친 것인지!
마오타이주는 물처럼 투명하다. 잔에 따라두면 아무도 모를 투명한 액체에 불과하다. 땅을 딛고 사는 곡물의 열매와 인간의 노동, 바람 속에 떠다니는 미생물의 조화, 하늘에서 내려온 태양과 비의 기운, 그리고 세월 속에 사라져버린 국가와 그 영웅들의 사연을 담아두었다. 그리고 그 사연 속에 당당하게 가격을 매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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