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조리, 도축, 정육, 요양보호 등 분야를 청소년부터 60세까지 배울 수 있는 직업학교 ZBC. 학생들이 직접 손질한 육류를 판매하기도 한다.
권우성
로스킬데 직업학교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또 다른 직업학교, ZBC(ZBC Roskilde-Denmark Slaughterhouese School)가 나온다. 청소년부터 60세까지 다닐 수 있고, 교육과정도 경영, 요양보호, 식품조리 등 다양한 곳이다. 학생들은 3~4년 정도 교육을 받은 뒤 졸업시험과 실습평가를 거친다. 다른 직업학교와 마찬가지로 ZBC 역시 졸업장이 곧 자격증이다.
ZBC만의 특징도 있다. 이곳은 덴마크 직업학교 중 유일하게 도축과 정육 과목이 있어 교내에 도축시설과 정육점까지 갖췄다. 정육점에선 도축·정육반 학생들이 작업한 고기와 햄류를 와인 등 다른 식품들과 판매한다. 매장 관리는 경영·유통반 학생 몫이다. 또 교내 카페테리아에서 파는 음식은 식품조리반에서 제조하는 식으로 교과 교육과 실습과정이 자연스레 이어져 있다.
꿈틀비행기 참가자들이 참관한 요양보호 수업도 실제 상황처럼 진행됐다. 이날은 3인 1조로 노인이 화장실에서 미끄러졌을 때 대처하는 법 등을 실습 중이었다. 교실 안에는 모형 샤워기와 변기, 침대, 소파 등이 갖춰져 있었다. 환자역할을 맡은 학생은 가발을 쓰고 말투까지 바꿔가며 집중했고, 요양보호사 담당 학생은 가운을 입은 채 실제 상황처럼 움직였다. 나머지 조원은 두 사람을 지켜본 뒤 의견을 냈다.
그들이 부러운 이유... "학교가 재밌네"
덴마크 '열여섯'들의 삶을 엿본 한국 청소년들은 "학교 다니는 게 재밌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성화고 2학년에 올라가는 이현빈 학생은 "제 친구들만 해도 특성화고 다니는 걸 감추려고 하는데, 덴마크 직업학교 학생들은 소속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또 "한국은 컴퓨터 교육이면 선생님이 내준 과제대로 (컴퓨터에) 입력하고 검사 받으면 끝"이라며 "(직업교육도) 덴마크 방식이면 졸업 후 실제 일을 할 때 더 문제없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3월이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김서진 학생은 "여기는 상급학교 진학이 경쟁이 아닌 선택이라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중2 때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학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국 교육은 결과만 중요시하잖아요. 덴마크처럼 과정에서 뭔가를 배우는, 배워서 성공해서 좋은 게 아니라 배워서 실패하더라도 배우니까 좋은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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