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한국교직원공제회와 오마이뉴스가 함께하는 '임시정부 100주년' 역사탐방 이제항위안소
김선희
북한에 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영심 할머니는 2003년 리지샹 위안소를 찾아 자신이 19번방에서 생활했다고 직접 증언했다. 그 후 이곳에 대한 보존 결정이 내려졌고 2015년 정식으로 리지샹 위안소 유적 진열관이 개관했다. 당시 난징에는 리지샹 위안소뿐 아니라 60여 개의 위안소가 있었으며 이곳은 중국을 점령한 일본 총통부 건물과 불과 200m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위안소 유적 진열관에선 난징대학교에 다니는 강하나 학생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난징대학교에 다니면서 이곳에 몇 번 와봤다. 어느 날 기념관을 둘러보다가 긴 복도에 홀로 서 있게 되었는데, 그 순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 느꼈을 무서움, 두려운 마음들이 전해져 왔다"라고 말했다. 이후 할머니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적진열관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한다.
'마르지 않는 눈물'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리지샹 위안소의 벽에는 큰 눈물이 매달려 있다. 고통과 아픔에 눈물이 마르지 않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심정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마지막 길목에선 부조로 만들어진 중국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중국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울다가 눈이 멀었다고 한다.
그것을 상징하듯 할머니 눈에선 계속 눈물이 흘렀고, 그 옆에는 눈물을 닦아줄 수 있도록 손수건이 놓여 있다. 전시관을 다 둘러본 뒤 자유 관람 시간을 주었을 때 다시 할머니에게로 찾아 갔다. 그리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드렸다. '할머니, 이제는 울지 마세요.'
현지 가이드는 난징대학살 기념관과 리지샹 위안소 진열관 등이 지어질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일본의 경제력을 따라잡는 등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역사를 바로잡는 일 또한 국력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현재의 대한민국
요즘 거리 곳곳에서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일본 불매운동을 한다.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종종 접한다. 우리나라는 100년 전과 전혀 다른,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설 수 있는 세계 속에서 성장한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중국에는 이미 임시정부기념관이 있지만 한국은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임시정부 정통성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섬'처럼 느껴진 것처럼, 오늘날 한국에서도 여전히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외로운 '섬'처럼 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역사가 제대로 쓰이지 못해 여전히 친일파는 청산되지 못하고 있고,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은 고국을 떠돌며 제대로 된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선 아직도 일제식민지 역사가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
미래로 닿아 있는 길

▲The-K한국교직원공제회와 오마이뉴스가 함께하는 '임시정부 100주년' 역사탐방대한민국 임시정부 항저우청사-태극기
김선희
우리 아이들은 알까. 지금의 우리가 누리는 편안함이 누군가의 땀과 눈물, 고귀한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일제강점기 역사는 나와는 상관없는 그냥 책에서만 배우는 역사일 뿐'이라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김구 선생께선 대한의 자주 독립을 위해선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말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17년 이상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부끄럽게도 3박 4일 그 짧은 시간들 속에서 교육이 필요한 이유, 교육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더 절실히 느끼게 됐다.
우리가 역사를 바로 쓰기 위해서는 국가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힘과 국가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그런 우리나라를 끌어갈 수 있는 것은 1%의 소수의 엘리트들이 아니라 절대 다수의 우리나라 국민들의 힘이 있어야 함을 다시금 느꼈다. 그렇기에 임시정부 탐방을 마치고 난 후의 이 느낌들을 교육자로서의 내 삶에 녹여 아이들에게 전해야 할 것 같다.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이전과 같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하루하루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빛은 이전과는 다르다.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키울 수 있는 '미래'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100년 전 그 시간과 공간의 역사 속에 나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역사로부터 현재의 나는 존재할 수 있었다. 앞으로 과거 역사의 과오를 되새기며 미래를 만들어갈 아이들과 함께 현재를 살아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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