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로고. 지난 5월 10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으나, 사업모델에 대한 의혹은 계속해서 증폭되고 있다.
우버
올해는 우버에 매우 특별한 해다. 올 3월 창업 10주년을 맞은 데다가, 두 달 뒤인 5월 10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경사도 누렸기 때문이다.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한 이래 야심찬 플랫폼 사업들이 수없이 떴다 졌으나, 우버만큼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사례는 없었다.
우버는 손바닥 위 화면 하나로 전세계를 잇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이 신화는 아주 단순한 착상에서 출발했다. 휴대폰을 이용해 승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사용자 위치를 기록하고 표시하기 때문에, 승객과 자동차가 어느 지점에 있고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어느 곳에 있다고 말할 필요도, 내가 어디로 가겠다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사람들이 한 푼이라도 벌고 싶어하고, 나가는 돈은 한 푼이라도 줄이려 하며, 제 몸은 최대한 적게 움직이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우버는 이 욕구들을 상호 연결하는 것을 수익모델로 삼았다. 감사하게도, 스티브 잡스가 이들을 중재할 훌륭한 수단을 선사해 준 터였다.
이미 보장된 수요와 공급이 있으니 성공은 당연한 귀결인 듯했고, 모는 사람이나 타는 사람에게 행복은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보였다. 운전자는 '어차피 운전할 길'에 용돈벌이라도 해서 좋고, 승객은 택시비보다 싼 값에 택시같은 서비스를 간편히 이용할 수 있을 터였다. 이만큼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황이 또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다. 이 꿈의 회사가 원성과 (한국을 뺀) 세계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과 런던의 우버 운전자들은 '도저히 못 살겠다'며 노조를 조직하려 하고, 호주에서는 5월 초 6천 명이 넘는 택시기사들이 우버에 집단소송을 걸었다. 보상 액수가 수억 달러에 이르러, 호주 사상 최대규모의 피해 소송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버의 기업공개 이틀 전인 8일에는 기사들이 스마트폰을 꺼놓고 승차를 거부하는 국제적 연대 파업까지 벌였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우버 기사들만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버의 주식상장 하루 전 "공유경제는 사기"라는 험악한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경제부 편집자가 직접 쓴 글이었다.
하지만 가장 뼈아픈 지적은 우군으로 여겼던 보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나왔다. 이 신문은 5월 4일 "과연 우버가 수익을 낼 수 있을까"라며 회의적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뉴욕대의 어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를 인터뷰했다. 기업 가치평가의 전문가인 그의 판단은 냉혹했다. '우버의 문제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사업모델 자체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우버로 돈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건 우버라는 특정 회사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공유경제라는) 사업모델 자체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